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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막은 인생의 지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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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막은 인생의 지도이다

: 탐험가 남영호 대장의 무동력 사막 횡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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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28*188*30mm
ISBN13 9788984075719
ISBN10 898407571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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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남영호
1977년 1월 추운 겨울, 강원도 영월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했고, 한때 산악전문지 기자로 일했다. 2006년, 서른이 되던 해에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떠나며 모험가의 길로 나섰다. 이후 타클라마칸 사막과 갠지스 강을 탐험하고 2011년부터는 세계 최대 사막 10개를 건너는 목표로 줄곧 각 대륙의 거대한 사막들을 쫓아다녔다. 사막을 횡단한다는 것은 국내에선 이례적인 행위였다. 모두가 흰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던 때에 수직이 아닌 수평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외로운 도전이었다. 그러나 사막과의 만남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헤어나오지 못할 끌림과 외로운 발걸음에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11번의 여정 중 8개의 사막을 건넜다. 사막에서의 여정은 2009년 EBS와 2013년 KBS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되었고, 그 밖에 여러 TV와 라디오 그리고 국내외 지면 매체를 통해 소식이 전해졌다. 탐험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버릴 결정일 것도 같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렇지도 않다. 사무실의 책상을 벗어나 사막을 걷고 있을 뿐 우린 이미 탐험가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독특한 직업을 가진 남자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생겼다. 첫눈에 반해 용기로 얻은 아내와 세 살 된 딸 그리고 겨울이 오기 전 태어날 둘째까지. 그러나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는다. 가족을 그리워하며 다시 낯선 미지로 발걸음을 내디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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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는 수백, 수천의 사막이 존재한다. 난 그 사막들을 모두 건너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지 않다. 모두 건넌다는 정복자의 성취감 뒤에 밀려올 거부할 수 없는 허망함을 느끼느니 내 앞의 사막을 좀 더 행복하게 만끽하고 싶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막의 이야기를 찾아가고 싶다. 사막은 벌거벗은 내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어떠한 가식이나 꾸밈이 없는 본래의 내 모습, 그것을 보게 된다. 그 안에서 고독함과 두려움, 기쁨과 그리움, 죽음, 사랑 등 끊임없이 내 안의 솔직한 감정들이 나를 몰아세운다. 사막을 걷는 것은 마치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극한의 공간에서 불현듯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그런 감정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질문하고, 화해하고, 또 목도한 고민의 결과를 이 책에 담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을 나누고 싶다. 각자의 사막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와 함께.
―Prologue ‘길을 찾아 떠난 사막’에서

흔히들 “사막을 건너는 건 결국 정신력이죠”라며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묻는데, 그 말이 꼭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신력만으로 되는 것이 어디 있는가.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눈앞이 노래지며 사구가 지평선을 넘어 뒤집혀 모래가 온통 쏟아질 것 같은 지경에 이르면 정신력은 의미가 없어진다. 사막에서 최적의 걸음걸이를 연구해야 하고 짐을 짊어지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덜 지치며 걸을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준비들은 탐험지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 ‘사막을 건너는 법’에서

사구를 마주하며 걸을수록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막의 모습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멋진 곡선과 날이 선 능선의 모습이 다채로웠다.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 위의 물결은 어떤 문양보다 신기하고 독특했다. 다 같은 모래처럼 보였지만 희고 노랗고 붉은, 그리고 검고 어둡고 밝은 결정들이 각각의 모래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아침의 사막과 점심의 사막이 다르고, 저녁의 사막은 또 다른 세계였다. 해가 뜨고 지기까지 변화하는 색 온도와 햇빛의 방향, 바람에 따라 단 한 순간도 같은 모습으로 나를 대하지 않았다. 내가 걷고 있는 사막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잰걸음으로 땅바닥만 보고 걸었으면 결코 알지 못할 것들이었다.
― ‘사막을 건너는 법’에서

노인은 내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타클라마칸을 넘어 타림 강까지 간다고 하자 허허허 하고 웃었다. 그는 이 사막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단 한 번도 그 안으로 들어가볼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가장 좋아 어디든 다른 곳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호탄 강이 깨끗한 물도 주고 귀한 옥도 주고 마을엔 나무가 가득해 과일도 열리고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양을 키울 수도 있는 이곳이 제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로 나가는 젊은 위구르인들을 염려했다. 도시에선 돈을 벌 수 있지만 살기가 너무 힘들고 위구르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을 지킬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고도 했다. 노인은 그의 마을을, 사막을, 위구르의 후예들을 염려했다. 사구를 뛰어다니는 저 아이들이 노인 나이가 될 즈음엔 이곳에 누가 남아 있을까.
― ‘사막의 사람들’에서

사막에도 비가 내린다. 축 처져 있던 나뭇가지가 흔들렸고, 나뭇잎과 모랫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둔탁하지만 흥미로운 리듬을 만들었다. 새소리가 요란해지고, 시뻘건 불개미 떼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가시덤불투성이로만 생각했던 그곳에 꽃이 피어나고, 그 뜨거운 틈을 뚫고 새순이 돋아났다. 비가 그치자 대지에 맞닿은 거대한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엔딩 뒤엔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를 이 순간이 기다려졌다. 사막 비는 또 그렇게 나를 잡아두었다.
--- ‘사막의 풍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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