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와 나 사이에는, 이미 자의식 과잉이 움직임을 멈추고 차갑게 굳어서, 엄숙이라는 형태를 취해가고 있는 듯하네. 스스로의 엄숙함 (훌륭함)에 밤새도록 소리 내어 울었네. --- p.50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닐세. 얘기를 하고 있는 걸세. 입가에 하얀 거품이 생기도록, 재잘재잘, 혼자서 떠들어댔다네.
천 마디 말 중에서, 자네, 하나의 진실을 발견해 준다면, 죽을 만큼 기쁠 걸세. 나는 자네를 사랑하고 있네. 자네도, 내게 지지 않을 정도로 나를 사랑해 주게. --- p.54
“저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의 말 풍문으로 듣고,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 틀림없이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스스로 ‘나는 악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악인은 없습니다. 저, 의리와 은혜, 잊은 적 없습니다." --- p.92
핑계 없는 무덤 없다, 7월 말일까지, 고향의 형수님께 50엔 돌려 드리면, 200엔을 또 새로이 빌릴 수 있다는 묵계가 있어, 저, 나날의 안일, 대여섯 명의 친구, 선배, 스승으로부터, 적지 않은, 빚 있어, 독서, 사색, 집필, 혹은, 일가 담소의, 여유, 잃어, 옛, 지기, 하나 떠나고, 둘 떠나고, 바늘방석, 불의 강, 피의 연못,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잠든 동안에도 지옥, 50엔, 간절하게, 고갈, 비참함 따위, 망각, 광란의 28세, 지금은, 마음이 변하여, 이 이상 말하는 것, 견딜 수 없어, 내 멋대로 ≪신초≫ 편집장 나라사키 쓰토무 씨에게, 궁핍한 사정 거짓 없이 피력, 간청할 때, 문득, 나의 그릇됨, 오만, 무례를 깨닫고, 그와 같은 행동, 두어 번 거듭되면, 저, 구천직하(九天直下), 하룻밤 사이에, 룸펜, 보기 좋게 사회적 파산자, 될 것, 불을 보는 것보다 더 명백,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내 죄, 누구보다도 깊이 후회, 누구보다도 모질게 채찍질, 어젯밤의 죄, 평생 걸린다 해도, 값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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