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강력추천 EPUB
비정근
eBook

비정근

[ EPUB ]
리뷰 총점8.0 리뷰 100건
정가
9,000
판매가
9,000
추가혜택
쿠폰받기
구매 시 참고사항
  • 2020.4.1 이후 구매 도서 크레마터치에서 이용 불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16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67MB ?
ISBN13 9788952226716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명종의 알람소리가 기분 좋게 자고 있던 나를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갑갑한 하루가 시작되는 소리다. 침대에서 굼지럭굼지럭 기어 나와 파자마바람으로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 말이 식사라는 거지, 아침부터 한 상 푸짐하게 차려먹는 건 아니다. 구운 식빵에 달걀프라이, 커피 한 잔이 다다. 아내가 있다면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나는 독신이다. 아내가 될 예정인 여자, 즉 애인도 없다. 뭐 있다고 해도 지금 내 주제로는 부양할 능력도 없지만…….
옹색스런 세 평짜리 단칸방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며 텔레비전 아침 방송을 보고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역시 9월 20일이었다. 이제부터 우울한 나날이 시작된다. 반면에 날씨는 맑음. 이 시기로는 별스럽게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기는 기분이 이 모양인데 비까지 내리면 최악이다. 날씨 하나만큼은 그래도 내 편인 모양이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푹푹 찔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더워 죽겠는 양복을 입어야 한다. 거기에 넥타이까지 매야 한다. 아주 넌더리가 난다.
이치몬지[一文字] 초등학교라는 데가 오늘부터 내가 다닐 직장이다. 5학년 2반을 가르치게 됐다. 기존 담임교사가 오늘부터 출산 휴가에 들어갔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인 내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보통의 비정규직 교사라면 기뻐할 일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천성이 일하기를 싫어한다. 돈은 없어도 괜찮으니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고 싶다. 말이 나온 김에 털어놓자면 교사라는 직업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 3학년 때 취업활동에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방향전환을 했던 것뿐이다.
기간제 교사, 참 폼 안 나는 단어다. 오래 할 일은 아니지.
--- pp.8∼9

우선 교무실로 다시 돌아가 열쇠를 받은 다음 체육관으로 갔다. 강당 겸용으로 쓰이는 체육관은 학교 정문 바로 옆에 있었다. 문의 자물쇠를 열고 아이들을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안은 어두웠지만 누가 스위치를 켰는지 곧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때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아이들이 앞쪽에서 걸음을 멈춘 채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이, 왜 그래? 거기 그렇게 서 있으면 뒷사람들이 못 들어가잖아.”
내가 말하자 앞에 있던 여학생이 뒤를 돌아봤다.
“선생님, 누가 쓰러져 있어요.”
“뭐”
나는 아이들 틈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다. 아닌 게 아니라 체육관 중앙에 누가 가로누워 있었다. 나는 서둘러 달려갔다.
놀랍게도 쓰러져 있는 사람은 하마구치 교사였다. 안아 일으키려다 말고 나는 팔을 움츠렸다.
가슴팍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슴에는 칼같이
생긴 물건이 꽂혀 있었다.
“살인이다.”
나는 중얼댔다. 동시에 시체 옆에 얄궂은 물건이 놓여 있음을 깨달았다. 스코어보드용 숫자판이었다. 숫자는 6과 3이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숫자판 사이에 돌돌 말린 홍백의 깃발이 ×자 형태로 놓여 있었다.
--- pp.18∼19

“참 딱한 녀석들이다. 너희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하기 싫은 게 있으면 도망만 칠 생각이야? 말해 두겠는데, 그런다고 해결될 정도로 인생은 만만하지 않아.”
“이리 와 봐.”
나는 두 사람을 옥상의 철망 곁으로 불렀다.
“아래를 봐. 사람들이 우글우글하지? 학교 운동장에도 있고 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 달리는 차 안에도 다 사람이 타고 있지. 너희들도 저 아래로 가면 저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야. 그런 작은 존재인 한 인간의 다리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배에 흉터가 있거나 말거나, 세상 전체로 보자면 아주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물론 그런 사소한 일 하나로 웃고 놀리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항상 너희들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런데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하는 거,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희들은 그보다 훨씬 스케일이 큰 것들을 생각하란 말이야. 어떤 일이건 도망치면 안 돼. 도망쳐서 해결되는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어.”
--- p.185

“저기요, 선생님. 길고양이를 보살펴 주는 게 그렇게 나쁜 짓이에요? 길고양이도 살아 있는 생명체잖아요.”
마쓰시타가 물었다. 다른 세 명도 진지한 눈으로 나를 봤다.
“물론 나쁜 짓은 아니야. 하지만 보살피는 이상 책임도 져야 해. 자식한테 밥만 먹이고 그 자식이 어떤 식으로 클지는 내 알 바 아니라고 하는 부모님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데 그런 부모들 많아요.”
“그래서 요즘 세상이 미쳤다고 하는 거야.”
그렇게 말한 다음 나는 한손을 들어 주고 병실을 나왔다.
“간다.”
--- pp.223~22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69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3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7점 8.7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구매후 즉시 다운로드 가능
  •  배송비 : 무료배송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