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에 관한 글을 쓰고자 결정하게 된 데에는 세 가지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나는 자주 균형을 잃고 화를 낸다. 즉, 너무 거창하거나 너무 사소한 문제 때문에 화를 낸다.
둘째, 내가 폭발시킨 화는 나를 화나게 만든 대상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셋째, 화로 인해 상대방을 변화시킨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사실 화는 종종 나의 신념까지 약화시키곤 했다.
물론 화를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화를 내야 할 것인지, 어떤 때는 화를 내고 어떤 때는 화를 내지 말아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다. 그것이 이 책의 도전과제인 동시에 나 자신의 고민거리이다.
--- p. 15~16 '1장. 도대체 화가 뭐길래?' 중에서
아이에게 화에 관해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은 화낼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화는 분출시키거나 참거나의 선택의 문제다. 화내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주입시켜 억제하도록 만들면, 감정적 불구나 도덕적 장애가 찾아올 수 있다.
물론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마음대로 말하거나 행동할 권리가 없다는 점만은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맬컴엑스(Malcolm X)는 자신을 ‘미국에서 가장 분노한 사람’이라고 불렀지만, 언론에서 단 한 마디의 욕설도 하지 않았다.
--- p.77 '2장. 화는 사소함에서 비롯된다?' 중에서
내가 심리치료사이고 누군가 화를 다스리지 못해 절망에 가득 찬 상태에서 나를 찾아왔다면, 내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 다음 일주일간 절대 화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철저히 관찰해보십시오. 그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세요.
환자: 그러면 제 화를 다스릴 수 있습니까?
나: 전혀요. 대신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될 겁니다.
--- p,105 '3장. 화가 선물이라고?'
이 책은 화를 파괴하지 않고도 다스릴 수 있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화를 표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정직한 분노를 허락받았다. 이것이 내 믿음이다. 여느 믿음처럼 객관적 확실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단순한 의견 이상이다. 이 믿음은 한편으론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내가 돈을 쓰고 투표를 하고 시대의 징조를 읽는 방식을 결정한다.
--- p.205 '4장. 세상 속에서 화는 필요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