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깊이보다 양으로 학력을 측정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단순히 읽고 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기계적인 암기를 통해 아이들로서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다양한 공부에 매달리게 되었다. 당연히 이러한 주입식 학습 방법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배우는 태도를 가르쳐주지 못했다. 그러지 않아도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학습성취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천계획도 없이 무조건 어린이들의 자율만 보장한다면 학습 능력이 더욱 퇴보될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진다.

초등학교 때 기초학력을 단단히 쌓아놓지 않으면 소위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율학습이라는 미명 하에 초등학교 아이들을 공부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놓는 것도 좋지만 헝클어진 교육제도를 대대적으로 수술하지 않은 채 이 제도를 밀어붙이기만 하면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