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야, 손님이 오셨으면 인사를 해야지? 손님에게 실례잖아!」
「아니, 괜찮습니다…….」
신지는 달래듯이 말했지만, 고모다는 불만스러운 듯 혀를 끌끌 찼다.
「이보게, 저 문을 열어보지 않겠나?」
「예에?」
「그곳은 공부방이라네. 가즈야는 아마 그방에 있을 거야.」
신지는 하는 수 없이 일어서서 '실례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문을 빠끔히 열었다.
그때 열 살쯤 됐을까, 새하얀 눈을 치켜뜨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소년과 시선이 마주쳤다. 창백한 얼굴에 입을 절반쯤 벌린 데다가 코에는 콧물이 말라붙어 있었다.
그는 한동안 눈을 깜빡거렸다. 소년은 두 손과 두 발을 축 늘어뜨린 채 바닥에서 50센티미터 정도 되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다음 순간, 안쪽에 있는 쇠파이프와 소년 사이에 있는 팽팽한 끈 같은 존재가 그의 시선으로 뛰어들었다. 소년의 바로 밑에 있는 바닥은 물을 엎지른 것처럼 색이 변해 있었고, 그 뒤에는 바퀴달린 의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것이 목을 매달아 죽은 시체라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도, 얼마 동안이나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는지 모른다. 신지는 문득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어느 사이엔가 고모다가 그의 옆에 와서 서 있었다.
고모다에게 얼굴을 향하는 순간, 새카만 눈동자와 시선이 부딪쳤다. 한순간 고모다의 무표정한 얼굴에 낭패스러운 기운이 스치면서, 그는 신지에게서 눈길을 돌렸다.
막연한 위화감은 눈 깜짝할 사이에 경악으로 바뀌었다.
고모다는 목을 매달고 죽어 있는 자기 자식은 전혀 쳐다보지 않고, 놀랍게도 신지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감정의 동요 따위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한 관찰자의 눈으로!
고모다는 신지의 눈길을 피하면서 허공에 매달려 있는 시체의 옆으로 걸어갔다.
「가즈야, 왜 이런 짓을…….」
그의 입에서 나지막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그 대사는 일부러 지어내는 것처럼 너무나 건성으로 들려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