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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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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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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42쪽 | 400g | 128*210*30mm
ISBN13 9788952116970
ISBN10 895211697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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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문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건설경영 및 관리). 싱가포르 국립대 건축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부 주관 ‘건설 교통 R&D투자의 파급효과 분석 및 예측’, ‘분산형 시뮬레이션 기반 시설물 재난 대응 및 관리시스템 구축’ 연구의 책임자로서 국가연구개발사업에도 참여하였다. 2014년에는 미국 토목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논문상을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받았다.
2010년 소설 『테미스』를 집필하였고, 건설 산업과 문화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와 관심을 넓히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저자 : 신동숙
상명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용인대학교 연극영화과 영화영상제작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큐멘터리 <한국여성운동100년사>를 연출하였고, 2009년부터 서울대학교 건설기술연구실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테미스 2』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학원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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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지하 터파기 후에 어스앵커 공법으로 흙막이 공사를 끝내고 지하층 골조공사 중이었다. 보통 흙막이 공사 후 지하층 공사 완료 전까지는 흙막이 붕괴의 위험 때문에 공사 관계자의 신경이 무척 예민해지고, 특히 안전책임이 있는 소장은 밤에 발 뻗고 못 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단계였다.
현장은 갑자기 퍼부은 폭우로 물이 차 있었다. 배수를 위해 설치된 수중펌프가 고장이 나서 물이 3미터나 고여 있었다. 주말이라 모두 퇴근하고 현장에는 전기반장과 수교 단 두 명이 있는 상황이었다.
“어떡하지,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나…….”
수중펌프를 수리하려면 두 사람 중에 한 명은 물속에 들어가야 했다.
--- p.17

수교는 상대가 아무리 언론사 국장이라고 해도 발주자를 상대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발주자는 완성될 건물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요구사항이 많다. 하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현실성도 떨어진다. 물론 일반인들이 설계만으로 완성될 건물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설계에서 완성까지, 이상이 현실이 되기까지 끝없이 의심하고 불안해하는 발주자를 안심시키고 설득하는 일도 시공을 맡은 건설회사의 몫이다.
--- p.30~31

“민자사업은 진짜 잘해 봐야 본전인 거 같아요. 통행료를 올리기만 하면 시공사가 이윤을 과다착복했다고 하니…….”
본사팀장이 나가자 구석에 조용히 숨죽이며 앉아 있던 대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피 같은 세금으로 시공사 손실 보존해 준다고 비난하고, 공사비 부풀렸다고 건설보조금 낮추라고 난리고……. 진짜 100퍼센트 국민 세금으로 시공하는 재정도로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으면서 왜 우리가 투자한 투자비를 뽑겠다는데 다들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일반인들은 수익자 부담 원칙인 민자도로와 한국도로공사에서 만든 정부도로를 다르게 보지 않아서겠지.”
--- p.113

수심 20미터가 넘는 바닷속을 2미터짜리 파이프를 하나씩 들고 잠수사들이 들어갔다.
“파이프는 왜 가지고 들어가는 거죠?”
“잠수사들이 자갈을 고르게 깔 때 사용합니다.”
잠수사들은 바닷속 상황을 확인만 하고 오는 게 아니었다. 잠수사들은 파이프로 바닥을 고르게 하고 1시간이 지나서야 바다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육상에서 포클레인이 해야 할 일들을 이곳 침매터널 현장에서는 잠수사들이 하고 있었다. 이미 계류장에서 1차 작업을 하고 왔던 잠수사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직원들은 잠수사들에게 쉴 틈 없이 바닷속 상황을 물어보았고 잠수사들은 거친 숨을 내쉬며 바닥을 고르게 하기 위해 어떻게 작업을 진행했는지 상세히 보고했다.
--- p.150

교수의 말대로 수교는 침매터널 공사 담당도 아니었고, 기술에 대한 별다른 지식도 없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교수는 수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수교가 평소의 신념과는 다른 방향으로 몰입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기자 간담회에서 언론이 무인화기술과 첨단공법에만 주목했던 것처럼, 수교도 잠시 기술지향적인 사고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공사를 위해 다윗건설은 기초자갈포설장비와 EPS장비를 개발했다. 필요한 장비라면 직접 개발을 해서라도 사용하는 곳이 공사현장이었다.
하지만 견고한 함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 시스템이 아니라 40시간을 버텨 주는 골조반장이 있어야 했고, 지반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무인로봇이 아니라 잠수사들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다. 그들은 장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가 결코 할 수 없는 일,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 p.172~173

“중동에 온 소감이 어떤가?”
뒤를 돌아보니 나 부장이 나와 있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신기하기만 하네요.”
하늘에 가득한 별을 보며 수교가 말했다.
“지금은 사막의 밤이 멋진 것 같지만, 봄에 모래폭풍이 불면 정말 눈을 감고 작업하고 싶은 심정이지. 여름에는 밤에도 더위 때문에 죽을 맛이고?? 성 과장이 보기에 이곳 현장의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일도 현장문제만큼 큰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수교의 대답에 말이 없던 나 부장이 입을 열었다.
“성 과장, 우리가 불쌍한가?”
“아닙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 .”
“나는 자네가 더 걱정되는걸?”
“네?”
“우리는 갈 날을 세고 자네는 올 날을 세고?? 허허허.”
--- p.220

수교는 유학생활 중에 미국 최고의 건설회사 중 하나인 터너에서 인턴생활을 했고,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정식으로 입사해 1년간 근무했다. 주로 CM사업부에 있었던 터라, 소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은 대충 짐작이 갔다.
“외국 감리회사들이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사고 때문에 시공에 대한 불신이 좀 있습니다.”
“바로 그게 문제예요! 설계대로 시공해도 자꾸 재감리에 들어가고 하니까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요. 까다로운 감리 때문이 아니라 의심 많은 감리 때문에 힘이 듭니다.”
도면대로 시공해도 공정이 까다롭고 난이도 높은 작업들은 재감리에 들어간다고 했다. 문제는 21층에 걸쳐 있는 스카이가든 설치와 헬리포트 그리고 트랜스빔 등 난이도 높은 공사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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