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편의 <지락(至樂)>편에는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장자의 아내가 죽자 혜자가 조상을 하러 갔습니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의 시신을 앞에 두고 흙으로 만든 술병(동이)을 두들기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혜자가 '아무래도 심하지 않은가? 오랜 기간 부부로서 함께 살았던 부인이 죽었는데 노래를 부르고 있다니 말일세'하고 힐책하자, 장자는 '처음엔 내 어찌 슬퍼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간의 생명은 천지 사이에서 흐릿하고 아득한 혼돈 가운데 섞여 있다가 점점 기(氣)가 생기고, 기가 변하여 형체가 생기고, 거기에 생명이 깃들인 것이라네. 지금 또 그것이 바뀌어 죽음으로 간 것이네. 이것은 천지의 작용에 지나지 않네. 조금도 슬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고 씌여 있습니다.

장자가 정말로 슬퍼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시름을 잊기는 훨씬 쉬웠을 겁니다.

잡편의 <열어구(列御寇)>편에는 장자의 임종 이야기가 나옵니다. 장자가 위독하게 되자 제자들은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을 알아차린 장자는 자신은 하늘과 땅을 관으로 삼고 태양과 달을 장식으로 하며 만물을 장례식의 제수품으로 삼고 있으니 새삼스런 일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제자들이 '그러면 까마귀나 솔개에게 파먹힐까 두렵습니다.'라고 의견을 말하자, 장자는 '땅위에 내던져두면 까마귀나 솔개에게 먹히겠지만, 땅 속에 파묻으면 벌레나 개미가 뜯어먹는다. 새에게서 뺏어 벌레에게 준다는 것도 불공평하지 않은가'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완전히 생사를 초월한 경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은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므로 장자처럼 생각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장자>에는 인생에 대해서는 달관한 사람이 많이 나옵니다. <대종사>편의 말을 빌리자면, '마음으로써 도를 버리지 않고, 사람으로써 하늘을 돕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세상이 비합리적이니까 도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인간으로서 천지의 활동에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 달인들은 삶과 죽음을 천지의 섭리라고 받아들이므로 즐거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