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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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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48쪽?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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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가 상상하는 창녀의 세계에는, 보통 사람의 세계보다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더 많이 주어져 있었다. 그녀는 흔들리는 마음을 잡았다.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 프리티 우먼 역할을 육십 나이에 연기하는 행운을 끝까지 누려야지.’ --- 〈제2장 프리티 우먼〉 중에서

두 사람의 장례식을 한 달 새에 치르고 마치 종이인형처럼 가볍게 붕 뜨는 느낌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바래버렸다. 이제 경희도 존재의 가치를 하얗게 잃어버린 것이었다. --- 〈제3장 내 슬픔의 역사〉 중에서

파스칼과의 이별의 다리를 건너면서 그래도 가고 싶은 조국이 있다는 데 안도했다.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곳에 동굴을 파고 타향살이에 지친 늙은 짐승이 길게 다리를 펴고 누워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즉 죽음을 준비할 거라 생각했다. --- 〈제7장 다시 바바리아로〉 중에서

백일홍이며 배추국화와 분꽃이 수북이 핀 꽃밭 한 곁에서 익은 고추를 따서 마루 끝에 말려놓은 아주머니의 모습은 옛날과 다름없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한 폭의 한국 가을 풍경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모두 걸러낸 경희의 몸에는 새로운 세포가 생긴 것만 같았다. --- 〈제9장 아름다운 시작〉 중에서

타향살이 어언 30여 년 지나는 길목에서 우연히 사랑이란 보석을 발견했습니다. 귀한 햇살 속에 반짝이는 돌을 손바닥에 놓고 자세히 보았더니 ‘사랑’이란 물체였습니다. 어려운 일상 속에서도 빛나는 그 귀한 보석은, 그래도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는 걸 육십 넘은 이 나이에 터득했습니다. 대단한 깨달음이었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화가 경희는 어느 날 산책길에 그리스 조각을 연상시키는 미남 트럭 운전사로부터 “내가 당신과 사랑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진다. 갈등 끝에 트럭 운전사 파스칼에게 자신의 신분을 ‘창녀’로 속이고 사랑을 나누는 경희. 그러나 파스칼은 그녀의 진짜 신분과 서른 살의 나이 차를 눈치채지 못한 채 자신의 애인이 창녀라는 사실에 괴로워하면서도 점점 더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경희 역시 바람둥이에 폭력적인 남편과는 다른 파스칼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되찾고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마침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두 사람. 둘은 여행을 통해 파스칼에게는 어린 시절을 강탈한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경희에게는 어머니의 자살과 첫사랑의 죽음을 동시에 목격해야 했던 아픔이 잠재해 있음을 알게 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여행 후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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