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교육은 사실 이론을 가르쳐서 ‘지식을 늘리는(Knowing)’ 데 지나치게 중점을 두었다. 기술이나 능력 개발로 이어지도록 ‘실천(Doing)’하는 공간을 늘리고, 또한 모든 행동의 토대가 되는 가치관과 신념을 깊이 인식하게 해주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Being) 교육’을 실행해가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요컨대 지금까지는 머리만 움직였는데, 이제부터는 실제로 몸도 움직이고, 그리고 마음도 풍요롭게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머리와 몸과 마음의 균형을 취하는 교육을 해나가야 한다는 결의의 표명이기도 했다. _pp. 41-42
우선 신학기인 9월에 참가 학생을 결정하고, 그 뒤 한 달에 한 번 4회에 걸쳐서 보스턴 캠퍼스에서 다케우치 교수가 수업을 진행한다. 이때 팀을 나누고, 동시에 다케우치 교수가 인사이드아웃 전략과 현명한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한다. 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파트너 기업과 의견을 조율하고 사전조사를 실시한 뒤 1월에 일본에서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일본에서는 2주일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쿄에서 며칠을 지낸 뒤 도호쿠에 일주일 정도 체재하고 다시 도쿄로 돌아온다. 또한 일본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에도 작업은 계속 이어진다. 학교와 파트너 기업에 제출하는 최종 리포트를 2월 말 무렵까지 작성하고, 5월에 성적을 평가받고 수료하는 것이 전체적인 흐름이다.
요컨대 교실에서 사전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도호쿠라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하며 체득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구조는 머리로만 알고 있던 지식을 완전한 자기 것으로 만들어준다. _pp. 54-55
하마구리도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업이 창출하는 경제적인 이익과 그 지역의 문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하마구리 해변의 문화가 있었기에 하마구리도가 매력적이었던 거죠.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그 매력을 잃게 됩니다. 작은 카페가 주변 환경에 초래하는 영향을 조정하기가 이렇게까지 어렵다니 지금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그리고 지역 내 수많은 창업가가 하마구리도를 중심으로 모여서, 서로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각자가 다른 꿈을 좇고 있지만 자신의 사업을 통해 모두를, 그리고 지역을 행복하게 가꿔나가자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HBS 수업에서는 비즈니스의 사회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사회’와 ‘비즈니스’의 관계에 대해서 학생들도 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작은 해변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만 카페에서 직접 과제를 수행하면서 비로소 HBS 학생들은 ‘사회적 과제’와 ‘사업적 과제’를 동시에 실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를 피부로 깨닫게 되었다._pp. 119-120
지금까지 제시한 모든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는 오늘날의 우리가 통제할 수도, 영향을 미칠 수도, 명료하게 그릴 수도 없는 세상이 등장한다. 경험에 의거해 조사할 수도, 현재와 직접적인 유사점을 찾을 수도 없는 세상이다. 시나리오는 구제, 부활, 현재의 파멸, 불멸 같은 개념이 혼합되어 다소 종교적인 비유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런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감정에 호소해 기생하고 있으며 컴퓨터광에게는 일종의 종교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그런 식의 맹신은 제쳐놓아야 한다. _p. 210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면서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미나니산리쿠 비누 공방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그것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다이시치슈조는 역사도 규모도 전혀 다르지만 HBS 학생들에게 자신이란 무엇인가를 곱씹게 했다. 요컨대 Being의 기반이 있어야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_p. 160
그들에게는 신념이 있었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강한 목표의식이 있었다. 강한 신념이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생각해서 실행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영의 본질에 다가섰던 것이다.
‘무엇을 해내고 싶은가’ 하는 목적이나 신념이 명확하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컴퍼스’ 역할을 하는 신념을 자신 안에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머리로 알고 있어도 바로 잊어버리기 쉬운 인생의 기본을 오노카쇼엔과 피셔맨 재팬은 사업을 해나가는 방식과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H BS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었다. _p. 189
도쿄와 도호쿠에서 2주일 동안 진행되는 재팬 IXP을 통해 HBS 학생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무엇보다도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HBS는 ‘세계를 바꾸는 리더를 육성한다’는 교육이념을 내세우는 리더 육성기관이다. 당연히 학생들은 2년에 걸쳐서 리더란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은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런 학생들이 재팬 IXP에 참가해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도호쿠에서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밀도 높은 시간을 보냈다. 이를 통해 학교 수업이나 강연으로는 알 수 없는 리더십 본연의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 _p. 246
왜 이 책을 출판하는가? 우리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 번째는 다시 태어난 HBS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동안 ‘하버드’라는 명칭을 제목에 단 책이 수십 권이나 출판되었지만, 신랄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책은 HBS가 100주년을 계기로 했던 깊은 반성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된 월스트리트에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해온 HBS는 다음과 같이 반성했다.
‘세계를 바꾸는 리더를 육성한다’는 사명을 내걸어왔는데, 정말로 세계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리더를 육성해왔던 걸까? 만약 그 사명을 이루었다면 애초에 세계금융위기는 안 일어나지 않았을까? 우리의 교육이 오히려 원인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이 반성을 토대로 Knowing, Doing, Being으로 이행하자는 결론을 이끌어냈고, 케이스 스터디와 필드 스터디를 양립시키기로 했다. 이런 혁신이 일어나기 전의 시대를 BI(Before Innovation)라고 부르고, 그 뒤의 시대를 AI(After Innovation)라고 부른다면, 재팬 IXP는 AI의부산물이다. 이 책은 그 AI시대를 다룬 최초의 출판물이다.
---pp.271~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