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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살카 저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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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살카 저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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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728g | 145*210*30mm
ISBN13 9791187798132
ISBN10 118779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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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에리카 스와일러
Erika Swyler
『루살카 저주의 기록』은 주술적이고 미스터리한 가족의 전설을 다룬 에리카 스와일러의 데뷔작이다. 첫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문체와 섬세한 묘사, 독자의 호흡을 가쁘게 만드는 대담한 표현력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미국 서점가를 휩쓸었다. 이 놀라운 데뷔작은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전 세계 편집자와 에이전트들을 단숨에 사로잡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 18개국에 계약되었다. 저자는 여러 세대와 시간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아름다운 실로 우아한 태피스트리를 짜듯 솜씨 좋게 직조한 이야기로 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장대한 분량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에리카 스와일러의 재능은 비단 글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책에 수록된 타로 카드 일러스트는 저자가 책을 구상하며 직접 그린 작품들이다. 저자는 또한 6만 명이 팔로우하는 텀블러 ‘쿠키 도우와 후회’(ieatbutter.tumblr.com)를 운영하는 제빵사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최근에 브루클린에서 이 소설의 배경이자 자신의 고향인 롱아일랜드의 북쪽 해안으로 거주지를 옮겨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역자 : 부희령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어떤 갠 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소설 집필을 하며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꽃』 『고양이 소녀』 등이 있으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원챈스』 『모래 폭풍이 지날 때』 『새로운 엘리엇』 등 여러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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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풀어야 할 수수께끼처럼 전화기 옆에 놓여 있다. 오늘 밤 나는 잠들지 못할 것이다. 자주 그런다. 나는 생각에 골몰한 채 깨어 있을 것이다. 집에 대해, 여동생에 대해, 돈에 대해 생각에 잠길 것
이다. 책의 번져 있는 H자를 엄지손가락으로 따라가본다. 만약 이 책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게 우선이다.
--- p.24

어쩐지 매우 불길하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흥미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나와 가족 관계인 여자들이 젊은 나이에 자살하는 병에 가까운 습성이 있을 뿐 아니라 모두 7월 24일에 익사했다는 경악스러운 발견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점점 어두운 무엇인가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 p.123

“물론 그 아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 아이는 오직 사랑만을 생각하지, 그 값을 치르려고 하지 않아. 자기가 원하는 것만 알아. 루살카는 그래. 물에 빠져 죽는 여자들.” 그녀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들은 남자를 유혹해서 함께 놀고 함께 춤을 춰. 남자가 죽을 때까지. 남자를 파멸시키게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물속으로 끌어들이는 거야. 남자가 죽으면 슬픔에 잠기지. 슬픔 속에서 다시 자신을 위로해줄 누군가를 찾아 떠나고.”
--- p.196

“마틴, 제가 뭔가를 알아낸 것 같아요. 이 책을 소유했던 사람들에게 매우 불행한 일들이 일어났다는 사실이요. 홍수나 사고 같은 거요.”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물에 젖어 손상된 페이지를 찾는다.“ 어떤 사물을 저주에 감염시킬 정도로 나쁜 일이요. 감염이라는 말이 적절한가요? 아무튼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감염시키는 저주요.”
--- p.296

저주의 명판은 숨겨졌고, 주문이 그 효험을 발휘한 뒤에야 비로소 발견될 수 있는 곳에 묻혔다. 연서를 태워서 옛 연인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처럼, 명판이 발견되면 부서지거나 주문의 힘을 잃게 되었을 것이다. 그 책은 홍수 때문에 저절로 숨겨졌고, 책과 옛 물건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소장하게 되었을 것이고, 그들은 감히 흥미로운 역사의 한 조각을 없애버릴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책이 나에게 오기 전까지는. 이제 저주가 풀릴 때다.
--- p.395

어떤 책을 소장하고 그것을 정말로 좋아하면, 영원히 그 책의 무게와 그것이 손바닥 위에 놓였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게 된다. 내 엄지손가락은 이 책의 우툴두툴한 가죽 표지와 책등에 묻어 있는 붉은 녹 가루, 소소한 비밀과 피바디의 장식 문자들이 쓰인 책장들이 나뭇잎처럼 펄럭거리는 느낌을 알고 있다. 사서는 특정한 제본용 풀과 먼지 냄새를 기억한다. 운이 좋다면, 나도 그러했지만, 나무 펄프나 순면지보다 더 부드러운 양피지의 톡 쏘는 냄새를 알게 된다. 사서들은 살과 종이가 하나가 되고 마침내 잉크와 피가 한데 뒤섞여 흐를 때까지 스스로 책 속에 파묻힌다. 그래서 내 손은 책등을 너무 꽉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 오래된 책보다 더 많은 속삭임을 들려주었던 책을 다시는 갖지 못할 것이다.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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