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지브란이 아랍어로 쓴 그의 숨은 걸작시 <영가>를 자비로 출판하자 그의 친구들은 모두 놀랐다. 종이와 체재, 삽화와 제본에 이르기까지 지브란은 이 독특한 책에 그의 모든 배려와 관심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의 아랍어는 섬세한 음영이 감도는 기름진 어휘로써 강력한 힘을 지녔다. 온화하고 다채로운 문체 속에 그의 섬세한 어조는 리듬과 함께 하나의 교향악을 이루고 그 소리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과 황홀경으로 이끌어 준다. 산문이나 시가 낭독되는 어떤 아랍인의 모임에 가 본 사람은 누구든지 청중의 머리와 몸이 낭독에 따라 어떻게 율동적으로 움직이는가를 쉽게 눈여겨 볼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영가>에서 지브란이 노래의 매력에 도취되고 슬픈 찬미가(Kasida) 속에 완전히 자신을 망각하여 다음을 잇지 못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아랍의 천재 시인 나십 아리다(Nassib' Arida)는 <영가>의 서문에서 어떻게 이원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세상물정에 환하고 경험으로 원숙해진 한 늙은 현자가 도시를 떠나 시골길을 헤매이다가 숲가에 앉아, 나른하게 쉬고 있을 때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알몸뚱이의 한 젊은이가 숲속에서 나타나 손에 갈대 피리를 들고 현자 앞에 아무렇게나 몸을 던져 누움으로써 이들 두 사람의 대화는 아무런 격식도 없이 마음 터놓고 시작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현자는 신중한 논리와 실망감을 띠운 어조로서 자기의 지혜를 내쏟고 있는 반면에 반항적이며 고집 센 젊은이는 '전체'의 '보편성'에 대한 그의 표현들을 터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