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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08g | 127*188*20mm
ISBN13 9788972886471
ISBN10 897288647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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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엠마뉘엘 베르네임 Emmanuele Bernheim
예리한 필치로 현대 여성의 ‘괴벽’을 그리는 엠마뉘엘 베르네임은 1955년 12월 13일 파리에서 태어나 일어학을 전공했고, 『영화 평론』에서 4년간 사진자료실 책임자로 근무했다. 시나리오작가이자 드라마 대본 심사위원이며, 2010년부터 메디치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베르네임은 12년 동안 100쪽 남짓한 소설 네 편만 발표했다. 1985년 발표한 첫 작품 『잭 나이프』로 이미 화제가 된 그녀는 『커플』(1988년) 『그의 여자』(1993년) 『금요일 저녁』(1998년)을 내놓았다. 특히 ‘새롭고 독특한 문체’로 쓴 작품에 수여하는 메디치상을 수상한 『그의 여자』에서 작가는 감각적인 소설가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스탤론』(2002년) 이후 10년이 넘는 오랜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신작 『다 잘된 거야』는 죽음을 향해 떠나는 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을 기리는 자전소설이다.
역자 : 이원희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장 지오노의 『영원한 기쁨』 『세상의 노래』,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드』 『타니오스의 바위』, 블라디미르 바르톨의 『알라무트』, 도미니크 페르낭데즈의 『사랑』,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 『커플』 『잭나이프』,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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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끝내게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다.”
나는 얼어붙었다. 아버지는 내가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좀 더 크게 반복했다. 끝내게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다.
사고가 난 뒤로 아버지는 이렇게 똑똑히 말한 적이 없었다.
--- p.61

“내가 아냐.”
이 말이 침과 함께 내 얼굴에 튄다.
아버지의 머리가 다시 내려갔다.
이건 내가 아냐.
아버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관자놀이를 따라 흐르다 귓가에서 사라진다. 예전에 구레나룻이 자라던 자리로.
나는 아버지를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
“아빠,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요?”
아버지의 대답이 즉시 나왔다. 단숨에 명료하게.
“내가 없어지게 해야지.”
--- p.79

아버지가 왼손을 들고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세운다. 얼마 전부터 아버지가 무슨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을 때 하는 동작이다.
“나한테는 효력이 센 것을 써야 한다는 걸 꼭 알려줄 생각이다. 아니면 잘 안 될 거야.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뒤로 내 심장이 아주 튼튼해졌거든.”
--- p.129

아버지의 작은 입, 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짝이는 눈을 본다.
나는 아버지를 포옹한다.
아버지가 나를 부드럽게 밀어낸다.
울보는 싫어.
나는 앰뷸런스에서 나온다.
우리 둘은 앰뷸런스의 열린 문 앞에서 붙박인 듯 서 있다.
기사가 문을 닫으러 다가온다.
아버지가 우리를 다시 부른다.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나는 동생과 눈짓을 교환한다. 아버지는 고마웠다고 하면서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아버지는 다정하게 내 딸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랑하는 내 딸들.
우리는 동시에 앰뷸런스로 들어가서 아버지를 향해 목을 길게 뺀다. 이미 가슴이 무너진 우리는 숨을 죽인다.
“아무튼…… 나는…….”
아버지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린다. 나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런 미친 짓을 한 사람이 누군지 너희가 꼭 알아내기 바란다.”
--- p.264

머리를 감고 비누칠을 한다. 어제의 식은땀, 더러운 빗물, 모두 씻어낸다.
나는 깨끗하다.
그럼 아버지는?
나는 욕조에서 나온다.
급하게 출발하는 바람에 우리는 앰뷸런스 기사들에게 그걸 말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갈아달라고 했을까?
갑자기 엉엉 울고 싶다.
내 아버지가 똥 싼 기저귀를 차고 숨을 거두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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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 종목 :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  업체명 : 예스이십사 주식회사 목동점
  •  본사 소재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5 일신빌딩5,6층 YES24
  •  사업자 등록번호 : 390-85-00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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