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이나 박람회, 협상 테이블이나 바이어와 함께하는 식사 자리, 공항 로비나 고속열차 등 장소와 상황을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말문을 트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면 이미 그 관계는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들어한다. 힘들어하면서도 대화의 기술을 훈련하는 것에 대해선 거부 반응을 보인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사람에게 다가가 효율적이고 유쾌하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은 저절로 생겨나기보다는 학습과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는 기술이다.
『옥스퍼드 혼비 영영사전』은 ‘가벼운 대화(Small Talk)’를 ‘심각하지 않은, 가볍고 일상적인 주제에 관한 대화’로 정의하고 있다. ‘몇몇이 모여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하면 당연히 그것은 심오한 내용에 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가볍고 부차적인 대화’라고 하면 우리는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이야기로 생각한다. 날씨나 애완견의 건강 상태같이 점잔을 빼면서 주고받는 잡담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벼운 대화란 바로 그런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생각이 결코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서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바로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필요한 근본적인 욕구이다.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가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어놓을 만큼 심오한 내용이어야 하거나 또 모든 대화가 그런 일을 성취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여기서 다루는 가벼운 대화란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잡담에 대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