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과 대화할 때에는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춰라. 이는 상대방 자체에, 그의 인생 경험과 그가 하고 있는 일에 흠뻑 빠져들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무릇 사람의 시선은 ‘나’라는 표현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앞에서는 분산되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나’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사람의 액면가는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그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흥밋거리를 공평하게 나누어 가질 때, 또 상대방의 생각을 더 많이 알고 싶어하고, 그의 관점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고자 할 때 가능하다. --- p.33∼39
말 이면에 숨은 상대방의 진의를 읽자. 말은 본질적으로 ‘짧다.’ 따라서 대화할 때에는 상대방이 내게서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은 내게서 동정이나 인정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충고나 어떤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것도 아니면 그저 자기 이야기를 들어 주기를 바랄 수도 있다.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친밀감을 쌓아가다 보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숨은 욕구나 목적을 포착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욕구나 목적은 그 대화에서 나누는 주제 자체를 초월한다. ---- p.180
몸으로 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해져라. 여기에는 의식·무의식 수준에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몸짓과 신호, 상대방과 대화할 때 공유하는 공간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눈맞춤이다. 어떤 만남에서든 함께하는 시간 중 70∼80%는 상대와 눈맞춤을 하는 것이 좋다. 곁에 사람을 앉혀 놓고 주변의 변화에 따라 계속 시선을 옮겨 다니는 것만큼 대화를 맥 빠지게 하고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 주는 것도 없다. 과학적 조사 결과에 의하면, 두 사람 사이에 눈을 맞추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친밀감은 물론 서로 느끼는 매력 지수도 높아진다고 한다. 또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도 더 쉽게 노출한다고 한다.
한편 앉는 위치나 상대방과의 거리에 따라서도 우리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은 달라진다. 우리는 뇌 구조상 상대방이 자신의 오른쪽에 앉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낀다. 또 여성이 여성을 대하는 자리에서는 정면으로 마주보고 앉는 것이, 여성이 남성을 대하는 자리에서는 직각을 이루고 앉는 것이 친밀감을 쌓아가는 데 효과적이다. --- p.50∼61
비슷해야 끌린다.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우리가 상대방의 심리, 자세, 심지어는 그 사람의 비언어적 방식을 모방할 때 그의 호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첫 만남 이후 상대방과 좀더 친밀감을 쌓고 싶다면 그 사람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손과 다리도 그와 비슷하게 놓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두 사람이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은 자세를 취하라는 말이다〔이를 ‘거울화(mirroring)’ 또는 ‘따라하기(matching)’, ‘보조 맞추기(pacing)’라고도 한다〕. 두 사람의 몸 동작이 비슷하거나 표정 반응 등이 같다고 생각되면 두 사람은 그 외 다른 점에서도 일치를 이루어 간다. 이런 거울화는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을 좀더 빨리, 때로는 즉각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 p.133∼134
상대방을 잘못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좋은 커뮤니케이터는,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의 의견이 비록 틀렸다 할지라도 그를 잘못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흔히 “왜 이해를 못하는지 모르겠군요. 그럼 그쪽이 알아듣기 쉽게 다시 설명해 드리지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말은 상대방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여기도록 만든다. 이에 반해 좋은 커뮤니케이터는 “아마도 제가 설명을 잘 못했나 보군요.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지요”라고 말함으로써, 설명을 잘 해야 하는 부담을 자기 쪽으로 옮겨 온다.
상대방을 초라하게, 한심하게, 헛갈리게 만드는 것은, 즉 자신보다 좀 못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관계의 파국을 가져올 뿐이다. 상대방을 누르고 올라서면 자신이 우월해지는 것 같지만, 오히려 현실은 상대방의 마음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지 않는 법이다.
여기서 저자는 여덟 가지 유형의 형편없는 커뮤니케이터를 제시한다. 그 첫째 유형은 ‘그러나’라는 말을 즐겨 쓰는 논쟁적인 커뮤니케이터다. 둘째는 기껏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그 말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겪은 일과 비교하지 못해 안달하는 비교 대장이며, 셋째는 비교 대장보다 뻐기는 정도가 훨씬 강한 잘난 수다쟁이다. 넷째는 자신의 회한을 과잉 표출하는 ‘내 얘기 좀 들어 줘’ 유형이며, 다섯째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곧잘 ‘가치 판단’을 잘하는 비판적인 커뮤니케이터다. 여섯째는 상대방의 말을 반복적으로 끊고 들어가는 커뮤니케이터이며, 그 밖에 만성적으로 불평을 늘어놓는 커뮤니케이터와, 남의 험담을 즐기는 커뮤니케이터가 있다. --- p.158∼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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