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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웨어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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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웨어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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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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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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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4.30MB ?
ISBN13 9788932021867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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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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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아버지. 참 웃긴 게요. 짝퉁의 세계에서는 ‘품절‘이라는 게 없어요.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즌 한정판 구두라 해도, 전 세계에서 완벽하게 품절된 브랜드의 가방이라 해도 말이죠. 얼마든지, 다시 찍고 만들어낼 수 있어요. 모두가 가짜죠. 진짜란 없어요. 가짜의 세계에, 품절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단 얘기예요. 그런데 하물며…… 파산이라니요. 노웨어맨이라니요. 물건도 동이 나지 않는데, 대체 그게 뭐란 말이에요, 아버지.” --- 「노웨어맨」 중에서

우리는 누구나 각자 서로에게 ‘모든’ 사람인 동시에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
특별한 자가 있으려면 아무것도 아닌 자의 존재가 꼭 필요한 법입니다. --- 「바디펌기기」 중에서

살면서 자주,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 이지러진 달은 다시 차오르면 그만이라는 말. 계집애 엄지손톱 속 반달같이 희디흰 달이 떠 있던 밤에 아버지가 들려준 그 말은 언제고 지친 목덜미를 주물러주듯 기운을 주었다. 하지만 이따금씩은, 아버지가 틀렸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시멘트 바닥에 나뒹굴 때마다, 심장이 찌르르해질 때마다 ‘아버지, 그게 아니에요’ 하고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너무 착해서, 그리고 너무 미련해서, 차마 가여운 아들에게 이 말까지는 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이 달이 아니라서, 한 번 이지러지면 자국이 남는다는 것. 흔적이 옅어질 수는 있어도 절대 깨끗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알고 있다. 가난한 자가 아껴야 할 건 비단 돈뿐만은 아닌 것이다. 주먹도 아껴야, 빌어먹고 산다. --- 「노웨어맨」 중에서

누가, 언제 처음으로 이 말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파산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노웨어맨이라는 단어는 유행어처럼 온 사회를 휩쓸었다. 다만, 여기에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하고, 장공수는 ‘노웨어맨’이라는 말을 접할 때만다 생각했다. 그리고 불쑥불쑥 머리꼭지까지 치받는 화를 참기가 어려웠다. 모두가 가짜인데, 진짜를 흉내 내기에 급급할 뿐인 세상에 살고 있을 뿐인데, 그런데 노웨어맨이라니, 아무것도, 아니라니.
--- 「노웨어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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