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생활에 들어가도록 촉구하고 격려하는 첫째 요소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도에 초대하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불러 당신께 기도하도록 이끄시는 것은 우리와 사귀기를 오래전부터,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열렬히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 p.23
기도는 사랑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낸다는 것은 생명을 내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다른 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는 우선 그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기도는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 p.30
하느님의 부성은 가장 깊고 풍요롭고 형언할 수 없으며,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생명과 자비의 심연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부성 안에서 살아가고,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선하심과 관대함으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리면서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얼마나 달콤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 p.47
기도는 본질적으로 신앙 행위일 뿐 아니라, 어쩌면 신앙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나는 믿지만 기도는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하느님을 믿습니까? 당신이 믿고 있는 하느님이 성경의 하느님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이며,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이고,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르며 밤을 새워 기도하던 예수님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이라면, 어떻게 그 하느님께 말을 건넬 마음이 없을 수 있습니까?” --- p.68
우리는 순간순간, 그리고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우리의 한계와 약함, 상처와 죄를 경험합니다. 그런데 기도는 이러한 것을 더 또렷이 의식하게 해주고, 피할 도리 없이 마주치게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무엇보다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p.86
기도는 사랑을 닦고 깊이고 정화하는 데 더없이 적합한 장場입니다. 인내, 충실성, 겸손, 신뢰처럼 진정한 사랑을 가장 잘 드러내는 태도들을 배우는 곳이니까요. 기도는 한마디로 하느님과 이웃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학교입니다. --- p.97
사랑하는 벗이여,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바깥에서 무엇을 찾고자 합니까? 그대는 이미 그대 안에 그대의 재산, 기쁨, 즐거움, 만족, 왕국, 다시 말해 그대가 갈망하며 찾아 헤매는 사랑하는 분을 소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대에게 그토록 가까이 계시는 분과 동행하면서 그대 내면의 잠심 가운데 기뻐하고 즐거워하십시오. 그대 안에서 그분을 경배하고, 바깥에서 그분을 찾지 않도록 하십시오. --- p.126
적어도 몇 분이라도 성경 말씀을 묵상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지 않도록 합시다. 성경 말씀은 가끔 지루하고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도 속에서 단순한 마음으로 충실하게 읽어나가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에 깊이 스며들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의지할 곳을 찾는 어려운 때에 성경 말씀 한 구절이 기억에 되살아나 평화와 희망을 되찾게 해줄 것입니다. --- p.142
특별한 맛을 주는 구절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그 구절에서 느껴지는 것에서 시작하여 하느님과 대화하기를 망설이지 맙시다. 그렇게 해서 독서에서 기도로 나아가니까요. 우리를 격려하는 구절에는 감사드리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회개로 초대하는 구절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도움을 청합니다. 어떤 순간에 은총이 주어지면, 독서를 멈추고 좀 더 관상적인 기도 자세 안에 그대로 머뭅니다. 그 성경 구절을 통해 하느님께서 발견하게 해주신 아름다움에 대한 단순한 감탄에 머뭅니다. --- p.176~177
묵주기도는 단순하고 가난하기에 매우 강력한 기도입니다. 마리아의 어머니다운 부드러운 손길을 통해 기도 생활을 풍부하게 만드는 신앙, 겸손한 희망, 단순하고 충실한 사랑과 같은 근본적인 자세를 갖추게 하기 때문입니다.
--- 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