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음이 편치 않았고, 몸이 묵직한 느낌이었고, 기분 나쁜 소식을 받아들게 되면 그렇듯이 불만스러웠다. 꼭 집어낼 수 있는 어떤 생각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이 전혀 아니어서, 처음에는 영혼의 짓눌림과 육체의 묵직함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지 말할 수 없었으리라.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가 괴로웠다. 고통을 낳는 아주 미세한 지점이, 정확한 자리를 찾아내지 못하나 거북스러움, 피로, 슬픔, 짜증을 유발하는 상처가, 별다른 느낌은 없지만 치명적이라고 할 만한 그러한 상처가, 겪어보지 못한 가벼운 고통, 슬픔 한 알갱이 같은 그 무엇인가가 그의 안에 들어 있었다.―본문에서
삶의 정확한 이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겠노라고 나선 소설가라면, 예외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모조리 피해야 한다. 그의 목적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우리를 즐겁게 해주거나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전혀 아니고, 우리가 사건들의 심오한 숨은 의미를 생각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데 있다. 그는 관찰과 성찰을 거듭한 나머지, 자신만의 것인, 그리고 사려 깊은 관찰 전체에서부터 비롯된 그 어떤 특정방식으로 세계와 사물과 사건과 인간을 바라본다. 바로 그러한 개인적 세계관이 그가 책 속에 재현해놓음으로써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기 드 모빠상,「소설」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