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대 유물 중 목제품은 많지 않은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토양이 산성인 탓에 땅에 묻혔던 것이 오래 보존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런데 안압지에서는바닥의 갯벌층속에서 많은 목제품들이 부식된 채로 출토되었다. 출토품 가운데는 옹일신라 건물 양식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목제건축 부재의 파편들, 당시의 글이 적힌 목간들, 그 밖에 신앙이나 생활에 관계되었던 유물들이 많아 당시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주요 유물로는 건축 부재 파편인 난간, 부연, 첨차, 주두, 연목, 평교대, 나무배, 노, 줄마개, 목간, 주사위, 남근, 인물목상 등이 있다. 건축 부재 주로 못에 접해 있는 제2, 3건물터 앞에서 출토되었다. 평주, 귀공포에 사용되었던 첨차 4점, 굽의 모양을 강한 곡면으로 처리한 주두, 주칠이 남아 있는 서까래, 못이 박힌 채 출토된 부연, 오늘날의 것과 동일한 수법으로 만들어진 연암, 난간동자주, 난간소로, 난간살대, 소로간벽 등의 건축 부재가 출토되어 당시의 목조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게 되었으며, 아울러 현재 안압지 서쪽에 복원된 동의 건물은 이 유물들을 근거로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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