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일상생활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경제적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며, 마케팅, 광고, 이벤트에도 문화적 가치는 매우 중시되고 있다. 현대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문화를 소비한다”라고 표현한다. 현대의 소비자는 단순히 상품의 경제적인 가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서 문화적 기능과 성격을 발견하여 그 상징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원래 옷은 추위를 막고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또는 입기 쉽고 활동하기 편한 것이 인기를 끌었다. 즉, 상품 본연의 기능성이 중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위해 디자인이나 색상 등의 요소가 중요시되고 있다. 상품이란 본래는 경제적인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문화적인 의미를 갖는 존재로서 이해되기도 하는 것이다. --- p.36
이벤트의 종류는 분류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경제적·물리적·사회적 파급효과를 광범위하게 발휘할 수 있는 올림픽, 박람회, 전시회, 컨벤션 등의 대형이벤트(Mega-event)에서부터 콘서트, 회사 창립기념 체육대회 같은 중형이벤트, 그리고 점포 오픈이벤트 같은 소규모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 목적, 규모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그러나 이벤트 시행 후 사후 평가 기준 설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벤트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평가 및 분류가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견본시를 예로 들면, 형태별 분류로는 전시형 이벤트의 하나로 분류되며, 목적별 분류로는 판매촉진 이벤트로 분류된다.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광주시가 개최하는 김치축제는 주최에 따른 분류로는 공적 이벤트로 구분되며, 형태별 분류로는 지역축제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이벤트가 됨과 동시에, 맛의 고장으로서 광주의 식문화를 주제로 하기 때문에 문화이벤트에 포함되기도 한다. --- pp.43-44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축제를 ‘공연예술행사’로 분류하여 지원하는데, 여기에는 ‘공연예술행사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에 따르면 공연예술축제와 일반적 공연물이 동일한 범주에서 파악된다. 즉, 문화예술축제에 관한 명확한 개념정의와 구분이 없는 실정이며, 이것은 문화예술축제가 독자적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공연축제와 일반적 공연물은 같은 기준으로 평가될 수 없는데 이 역시 축제에 대한 본질적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일단은 축제와 여타 공연물의 구분을 위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상이한 평가체계를 통한 지원기준이 확립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이러한 지원체계 또한 다른 범주의 축제와 연관성 속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pp.67-68
영화제는 영화라는 예술장르를 테마로 개최되는 문화예술축제를 가리킨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의하면, 영화제란 뛰어난 영화를 평가하기 위한 행사로 보통 매년 열리며, 주로 지방자치단체, 산업체, 실험영화단체 등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영역의 영화관계자와 관객들이 영화제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문화예술행사로서 규정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단순히 뛰어난 영화를 평가하기 위한 문화행사를 뜻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영화작품을 출품시켜 그 우열을 가리거나 영화감독, 제작자, 출연자 등의 친선과 교류를 위해 개최되는 문화·예술행사를 말한다. 대개는 일정 기간 내에 연속적으로 특정 주제의 영화작품을 많이 소개하게 되며, 영화 외에서도 다양한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화제로는 이미 잘 알려진 유럽의 칸영화제를 비롯해 일본의 유바리국제영화제,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있다. --- pp.113-114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과 같이 별다른 특색 없이 진행되는 지역축제들이 넘치는 가운데 2008년 성년식을 치른 거창국제연극제는 이제 질적, 양적으로 개최지역을 대표할 만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05년도 ‘공연예술분야 국고지원사업평가’에서 거창국제연극제가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것은 지금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중적인 문화예술계의 흐름을 깨고 지역의 작은 도시에서도 예술축제를 선도할 수 있다는 선례를 제시했다. 수승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옛 서원, 대나무 숲, 350년 된 은행나무, 허름한 정자, 화강암을 드러낸 거북바위, 하천의 제방 등은 자연을 무대로 거창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해 관객들에게 풍성하고 이채로운 체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 p.236
이제 문화예술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 등 몇몇 국가에 국한되었던 시대는 지나가고 그동안 문화의 소외지역이었던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각국이 다양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넓혀가고 훀다. 이것은 문화교류에 있어서 중심지역과 주변의 소외지역으로 양분되었던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넘어 전 세계가 하나로 자유롭게 교류·소통되는 새로운 문화시대의 도래를 예견하는 것이다. 지난 십여 년 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조류를 받아들여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광주가 문화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예술적 가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따라서 광주비엔날레의 기본방향은 전통과 새로운 정체성, 과거와 현재, 세계화와 지역성 간의 상이점과 충돌 속에 나타나는 역동적 에너지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한국 및 아시아 현대 미술문화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문화적 글로컬리즘(glocalism)을 성취하고자 하는 데 있다.
--- p.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