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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와 풍요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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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와 풍요의 역설

: 진정한 여가의 기원과 조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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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1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65g | 136*196*20mm
ISBN13 9788946054486
ISBN10 894605448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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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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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이사항 : 사회학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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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남해경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 뉴욕사회과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GF)에서 현상학, 정치학, 사회학 등을 수학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동아시아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중앙대학교 민족통일연구소, 정치평론학회, 대화문화아카데미 등에서 활동했으며 인터넷 언론 시대소리를 통해 언론 활동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문화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정치·공공성·국가·사회·문화 이론 및 사유·대화 개념과 한나 아렌트에 깊은 관심이 있다.
저자 : 김영래
경기대학교 관광개발학과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쳤으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개발연구협의체(CODS)에서 책임연구원,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객원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초빙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관심은 여가·관광 현상, 공간 그리고 계획을 하나의 틀 속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론 체계와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여가공간연구소의 이사로 재직하며 연구와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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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동 패러다임하에서의 여가는 기껏해야 노동의 주변적 지위로서 그 의미가 있을 뿐, 여가를 삶 차원에서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 이러한 인식은 우리가 여가와 풍요의 시대에 체감하는 삶의 팍팍함을 온당하게 진단하고 처방하는 데 역시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여가를 중심에 놓고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여가중심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러한 접근은 여가를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와 삶을 이해하는 중심적 거점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 pp.15-16

말하자면 지금까지 여가는 노동 개념의 범위 내에서만 의미가 있었으며, 해석의 주역이 아니라 대상으로서만 존재해왔다. 여가는 이들의 논리 전쟁의 대리전에 불과했고, 여가 자체로 존재하지 못했으며,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데 부수적인 지위로 떨어졌다. 이러한 여가는 진정한 여가가 아니라 노동에 종속된 것이며, 노동의 연장선상에서 스트레스 해소와 새로운 노동을 위한 휴식에 불과하며, 놀이 문화에 포함된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 pp.31-32

이처럼 여가와 일은 삶을 대별하면서도 이끌고 있는 이원적 구조이다. 이를 일과 여가의 교호성이라 부르고자 한다. 일과 여가는 하나로 묶인 채 삶의 전체적인 영위라는 관점에서 동등하게 조명되어야 한다. 일과 여가의 교호성은 바로 이러한 점을 압축해 표현하는 말이다. 교호성이란 일과 여가가 번갈아 가며 삶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즉, 일하고 여가를 누리고, 여가를 누리고 일하는 반복적인 삶의 양식의 교체를 표현한 것이다. --- p.36

일과 여가의 교호성이 원만하게 잘 이뤄지면 인간의 삶은 행복해진다. 그러나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불행한 삶으로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인의 경제적·사회적 삶을 잘 나타내는 말 중 하나가 “밥은 먹여준다”라는 것이다. 이런 삶은 일과 여가의 교호성이 깨진 대표적인 모형으로, 개인의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인격 모독에까지 해당하는 것이다. --- p.37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했다는 것은 일과 여가, 그리고 일상적 삶을 선택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유를 선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일과 여가, 일상, 그리고 양과 질 모두에서 삶의 행복을 증진시킨다고 볼 수는 없다. 일과 여가의 동등성 및 교호성의 견지에서 볼 때 삶의 경제사회적 조건의 유동화는 그러한 자유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p.44

여가가 무엇인지 정의되지 않았으므로 여가를 역사적 지평에서 다룬다는 것은 여가가 아니라 우선 삶이 무엇인지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삶에서의 여가’에 대해 다루는 것이 아닐 수 없는데, 그것을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의 지평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삶을 역사적 지평에서 다루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사는 인간의 여가에 대한 선이해가 작동할 것이며, 그때 그러한 묵시적 여가 이해는 역사적 지평에 대한 이해 속에서 ‘과거의 이러한 역사적 지평에서 여가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 전개되기 마련이다. --- p.48

또한 철학적 성과 속의 구분의 부재는 생각을 하되 기능적인 사고에 갇히게 만들었다. 현대인이 하는 생각은 기껏해야 목적 합리적·도구적 사고방식에 국한되며, 가능성의 경우를 따지는 형식적 합리성에 한정된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몰입하고, 이익 모델에 따라 움직임으로써 도구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 결과 자신과의 내적인 대화는 희미해지고, 자기 자신에게 불충실하며 세상의 평가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는 스스로를 속이고 양심을 어기는 일이다. 또한 자기 정체성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이러한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으며 늘 바쁘고 이중적이다. 이익만을 생각하며 살게 되므로 고단함을 피할 길이 없다. --- p.83

이렇게 볼 때 아렌트의 자유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어떠한 동기나 목적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그 자체로 발생하는 데 근거가 있으며, 자본주의 모순의 지양으로서 자유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것은 행위자가 다른 행위자를 도구로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반대로 이용당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오직 그런 가능성 속에서만 인간의 자유가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p.147

여가는 개인 차원에서 자신의 덕성을 함양하고, 성찰적 삶(contemplative life)의 즐거움을 향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그는 현실적으로 개개인은 여가 없이도 살 수 있지만 공동체는 여가 없이 발전할 수 없다고 봄으로써, 여가 선용을 통한 개인의 자기 계발과 덕성 함양의 결과가 개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여가를 개인이 향유하는 자유 시간에만 국한시켜 이해하지 않았고,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행복을 동시에 사유했다. --- p.158

여가적 성찰성이란 노동중심의 과도한 목적 합리성 및 도구적 합리성이 부과하는 고도의 인위적 상태의 의식으로부터 그러한 인위를 무위로 되돌림으로써 본원적 의식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하의 소모적이고 소비적인 여가에 대한 새로운 조직 원리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본원적 수준에서의 여가를 말한다. 여가를 종속적인 것에서 독립적인 것으로 재정의함으로써 건강한 여가관을 바탕으로 해서, 거꾸로 여가적 능력으로부터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삶의 기반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p.165

여가는 단순히 역사를 거듭하면서 문명의 경험적 자기 발전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여가 없는 삶은 도무지 지탱될 수 없으므로 여가는 삶에서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핵심 조건인 것이다. 즉, 여가는 단순히 경험적인 수준으로 환원될 수 없는, 선험적으로 짜여진 삶에 대한 개입의 속성이라 볼 수 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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