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의학은 다른 학문, 특히 식물의학에 없는 고유한 영역도 가지고 있다. 수종별 전염성 병, 줄기 궤양, 수간 천공성 해충, 잦은 기상재해와 인위적 피해, 이로 인한 비전염성 병의 치료, 가지치기 이론과 실제, 줄기 상처의 보호와 방어, 수간주사, 수간의 외과수술 등의 기술은 독특한 영역이며,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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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서 생명현상을 나타내는 부분은 모두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현상이란 세포분열, 세포신장, 세포분화, 광합성, 호흡, 기공개폐, 물질저장, 분비 등의 기능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생명현상은 모두 살아 있는 유세포(柔細胞, parenchyma cell)에서만 나타난다. 그 이유는 유세포에만 위의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관련 효소(酵素, enzyme), 원형질(原形質, protoplasm), 세포막(細胞膜, cell membrane)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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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생장을 하는 수종일수록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한 개체 내에 불규칙하게 고정생장과 자유생장을 하는 가지가 섞여 있어 수형(tree form)이 불규칙하게 된다. 느티나무는 기본적으로 자유생장을 하지만, 성숙하면 고정생장을 하는 가지의 비율이 늘어나서 수형이 불규칙해진다. 일부 단풍나무도 자유생장을 하지만, 일부 가지에서만 자유생장을 하여 수형이 균형을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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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벽은 큰 분자량을 가진 섬유소가 엉성하게 얼기설기 엮여 있어 틈새가 많고, 세포와 세포 사이 서로 떨어져 있는 세포간극(intercellular space)에도 틈새가 많아, 직경이 작은 물분자나 무기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유공간(free space)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무기양분이 무기염의 형태로 자유공간을 따라서 뿌리 속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세포벽이동(apoplastic movement)이라고 한다. 세포벽이동으로 무기양분이 뿌리 속의 피층(皮層, cortex)까지 들어오는 현상은 물과 함께 자유롭게 들어오기 때문에 수동적 흡수(passive absorption)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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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화현상(黃化現象, chlorosis)은 잎에서 엽록소가 파괴되어 노랗게 색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잎 전체의 황화, 얼룩 반점(斑點, mottling), 점각(點刻, stippling), 엽맥 사이 조직 황화(interveinal chlorosis) 등으로 나타난다. 황화현상은 전염성 병, 해충, 토양의 과다한 수분, 추운 날씨, 대기와 토양 오염, 토양의 과다한 무기염, 양분 결핍, 복토, 제초제 피해로 생긴다. 성엽이 먼저 노래지면 질소와 인의 결핍을, 유엽이 먼저 노래지면 칼슘, 철분, 붕소의 결핍을 의심할 수 있다. --- p.100
병원균 배양은 발병한 식물체에서 병원균을 직접 관찰할 수 없을 때 (표징이 없다고 말함) 식물체의 일부를 실험실에서 직접 배양하는 과정을 말한다. 여과지처리법(blotter method) 혹은 습실처리법(moisture chamber method)은 살균된 살레에 2장의 여과지를 깔고 멸균수로 적신 후 발병한 식물체의 일부(잎, 꽃, 종자, 가지, 뿌리 등)를 넣고, 20~25℃에서 3~7일간 배양하여 병반 부위에 형성된 포자(표징에 해당함)를 관찰한다.
--- p.122
소나무류 디플로디아잎마름병이라고도 부른다. 세계적으로 소나무류에 흔한 병이다. Diplodia 균에 의해 소나무, 해송,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백송의 10~30년생 수목에서 주로 발생한다. 봄에 새순과 어린잎이 갈변하고 구부러지면서 급히 말라 죽으며, 성엽이 감염되면 밑으로 처지면서 백색을 띤 옅은 갈색(우윳빛에 가까움)으로 퇴색한다. 죽은 가지에서 송진이 흘러나오며, 여름부터 엽초 표피를 뚫고 검은색의 분생포자각이 돌출하여 중요한 표징이 된다. 봄에 비가 자주 오고 서늘할 때 발생한다. 방제를 위하여 봄부터 2주 간격으로 베노밀수화제, 티오판수화제를 2~3회 살포한다.
--- p.170
국내에서는 오리나무잎벌레(Agelastica coerulea)가 오리나무, 박달나무, 밤나무, 서어나무, 피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벚나무, 뽕나무류, 사시나무, 버드나무류 등을 가해하는 심각한 해충이며, 유충과 성충이 잎살만 먹어 잎이 붉게 변한다. 그 밖에 버들꼬마잎벌레, 사시나무잎벌레, 버들잎벌레, 호두나무잎벌레 등이 활엽수를 가해한다. 방제를 위해 아시트수화제, 사이스린액제, 델타메트린, 디플루벤주론, 트리플루뮤론, 페니트로치온유제, 클로르플루아주론유제 1,000배액을 7~10일 간격으로 살포한다.
--- p.214
다아현상은 가지의 한 곳에 많은 수의 눈이 모여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하며, 곰솔에서 자주 관찰된다. 소나무의 경우 소나무혹응애(pine rosette gall mite)가 기생하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밖에 바이러스에 의한 병인 경우와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알려져 있다.
--- p.321
중력식은 묽은 용액을 쓰는데, 시판되는 것이 없어서 나무병원마다 서로 다르게 만들어 쓰고 있다. 요즘 원예에서 수경재배(水耕栽培, hydroponic culture)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호글랜드 용액(Hoagland solution)을 기준으로 하여 조제하여 중력식 수간주사에 사용하면 된다. 병원에서 5% 포도당 혈관 주사용으로 사용하는 링거용액(Ringer’s solution)에 무기염(미네랄)을 혼합하여 쓴다.
--- p.328
여러 가지 병해충 방제 수단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유전적 방제이다.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과 감수성은 수종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으며, 같은 수종 내에서도 품종에 따라서 차이를 보인다. 조경수 중에는 병해충이 많아 관리하기 어려운 수종이 있는가 하면, 병해충이 거의 없어 관리하기 쉬운 수종도 있다. (중략) 국내 수종의 경우 소나무, 잣나무, 벚나무류, 단풍나무류는 병해충이 많고, 주목, 낙우송, 은행나무, 목련, 백합나무, 회화나무는 병해충이 적은 편이다. 이런 수종 고유의 특성을 고려해서 조경수를 선택하면 가장 환경친화적으로 수목을 관리할 수 있다.
--- p.365
IPM의 기본 전제는 해충의 숫자는 주기적으로 증가하기 마련이며,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해충의 수준(숫자 혹은 밀도)을 경제적 피해수준(economic injury level, EIL)이라고 한다. 해충의 구체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파악하면 과학자들은 해충의 숫자가 언제 경제적 피해수준에 도달할 것인가를 모델을 이용해서 예측할 수 있다. 이 예측된 시점을 경제적 한계(economic threshold, ET)라고 한다.
--- p.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