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수다, 수다...는 그칠 줄 모른다. 아마 저들은 밤새도록 수다로 때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다쟁이 검 녀석과는 아주 적당한 말 상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아줌마의 말 상대가 되어 있는 녀석에겐 관심을 끊고 식사하기 시작했다. 에즈 역시 묵묵히 식사만 하고 있다.

녀석들의 피가 하늘 높이 숫구쳐 올랐다.

공기 중에 피 냄새가 흩뿌려졌다.

"이 계집애가!?"

놈들 중 한 놈이 이렇게 소리쳤다.

때는 밤이었다.

"얼굴이 반반해서 비싼 값에 팔릴 것 같았는데!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상처를 내서라도 사로잡아!"

생긴 것도 이상하게 생긴 것들이 아주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그들은 노예 사냥꾼들이었다. 내가 계집아이의 몸으로 돌아다니니까 가출이라도 한 계집애로 보였던 모양이다. 노예 상인들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여행자들을 팔아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혼자 다니는 나 같은 계집애가 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쳇, 이쁘장하게 생겨서 좀 놀아볼까 했더니."

놀고 있군!

나는 발로 놈의 얼굴을 밟고 고약해서…

"이놈의 계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