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에서 학원 위치를 추천해 주더라도 맹신하지 말고 스스로 조사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는 어떤 자리가 학원을 하기에 좋은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용도변경까지 하는 등 굉장히 고생해야 했다. 물론 잘만 가르치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학원의 위치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 입장에서는 실력 있는 학원이라면 멀어도, 가는 길이 불편해도 찾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오픈해야 창업 초기에 학생을 유치할 때 고생이 덜하다. 학원 위치가 좋으면 오픈하자마자 학원생이 쉽게 늘지만, 위치가 안 좋으면 열심히 홍보해도 학원생이 늘기 쉽지 않다. 이런 경우가 학원가에서는 흔하다. (…)
학원 입지 정보를 얻으려면 무조건 현장에 가봐야 한다. 아이들 등교 시간에 엄마들이 많이 나오는 편인지, 하교 시간에 아이들이 정문으로 많이 다니는지, 후문으로 많이 다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고 상가를 계약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보통 학교를 포함한 세대수로 구역을 나누기 때문에 그 동네 초등학생 수, 중학생 수를 학교 홈페이지에서 꼭 확인하기 바란다(요즘은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어서 초등학교 수보다 학생 수 확인이 더 중요하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학급 수가 3개 미만인 경우도 많다). 나처럼 덜컥 상가부터 계약하고 나서 뒤늦게 이런 사항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상가 임대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은 내 책임이고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하자.
--- p.48-49
어학원이라고 하면 꼭 원어민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원어민 수업이 없어도 어학원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단, 교습소는 1인 학원이어야 하고, 보습학원에서는 원어민 수업을 할 수 없다. 보습학원과 어학원은 학원비 신고 기준이 다르고 어학원이 보습학원보다 학원비를 많이 받을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어학원은 반드시 원어민 수업을 해야 하는 등 기준이 더 엄격한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 보습학원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우리 학원은 충분히 어학원 승인이 나는 면적이었다. 1년 후 어학원으로 다시 승인받은 이후 원비 기준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보습학원보다 어학원을 더 급이 높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면적 기준이 된다면 어학원으로 승인받는것이 유리하다.
학원은 교육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육청 인가를 받아야 학원을 시작할 수 있고, 개원 이후에도 학원 강사 채용이나 수강료 변경 때마다 반드시 교육청에 신고해야 하며, 원장과 강사는 매년 연수에 참가해야 한다. 교육청에서 학원등록증이,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증이 나오면 드디어 내 학원이 생긴 것이다.
--- p.70
학원 원장들이 가장 흔히 넘어가는 것이 전단지를 대신 뿌려준다는 업체다. 학교 앞에 몇 번 나가서 이미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험을 해본 초보 원장들에게 대신 전단지를 뿌려준다는 업체는 마치 구세주와 같다. 전단지 장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기로 덜컥 계약하고는 저절로 홍보가 되겠지 하고 기대한다. 보통은 동네 할머니들이나 어린 대학생들이 전단지를 뿌리러 나가는데 계약한 장수대로 홍보가 되지도 않고 학원 이미지에도 좋을 게 없다. 생각해 보자. 원장이 직접 정성스레 “OO영어학원입니다”라며 정중하게 아이들과 눈인사를 나누면서 나눠주는 홍보물과 아이들 손에 덥석 쥐어주기만 하는 홍보물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 p.84
원장이 직접 가르치거나 규모가 크지 않은 소규모 동네 학원에서는 원장이 직접 상담해야 하므로 상담 기술을 알아두는 게 좋다. 상담에 자신이 없거나 초보 원장이라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1. 상담 약속은 반드시 미리 잡는다(약속 없는 방문은 거절해도 좋다).
2.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 본격적인 상담 전에 아이의 레벨 평가를 먼저 한다.
4. 원장의 말을 줄이고, 학부모 말을 많이 듣는다.
5. 아이 수업에 대해서는 학부모의 요구에 무조건O K하지 않는다.
첫째, 학부모가 불쑥 학원을 방문하는 경우 초보 원장들은 기회를 놓칠세라 급히 상담 자리에 앉아서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결과가 좋을 수 없다. 심지어는 수업 중에도 급히 교실을 비우고 상담하는 원장도 있다. 아이 영어 교육에 대해 고민하며 신중히 학원을 선택하려는 학부모라면 지금은 수업 중이니 다시 약속을 잡아 드리겠다고 해도 대부분 이해한다. 혹시 다시 방문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내가 상담을 잘 못해서 그대로 돌아가는 경우보다 훨씬 낫다.
--- p.98
다시 한번 배웠다. 학원이라는 공간은 원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그 자리가 비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멍이 생기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첫 번째 학원에서 성공한 경험이 나를 자만에 빠뜨렸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나는 운영만 하고 교사에게 모든 걸 맡겨 버렸다. 신규 학원생이 오면 나는 상담만 하고 아이가 등록한 후에는 여전히 첫 번째 학원에만 붙어 있었다. 늘어나는 것은 교사들에게 하는 잔소리뿐이었고 실제로 새 학원 아이들에게는 정성을 들이지 않았다.
첫 번째 학원을 운영하며 우리 학원 프로그램과 시스템에 자신을 얻었기에 우리 학원에만 오면 아이들이 무조건 영어를 잘할 줄 알았다. 학원생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들였던 기본을 잊고, 화려한 겉모습과 한 번 성공했던 나의 경험만 믿었다. 결국 동생은 물론 친구였던 교사들과의 사이도 나빠졌고, 새 학원 아이들에게 나는 가끔 보이는 무서운 원장일 뿐이었다.
학원에는 분명히 원장의 자리가 있다. 부원장, 월급원장, 실장 등 원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사람은 많지만, 학원의 모든 일은 원장의 책임이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도 넘길 수 없다. 학원을 시작했다면 자기 자리를 꼭 지키길 바란다.
--- p.114
내가 프랜차이즈를 추천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교재 커리큘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이들을 많이 가르쳐 본 사람이라도 5~6년 정도 일관되게 가르칠 수 있을 만한 교재 커리큘럼을 직접 만들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개인 학원을 운영 중인 원장님들에게 들어보면 교재 선정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너무 잘하는 아이에 맞추자니 힘들어하는 아이가 생기고, 레벨이 높지 않은 아이는 손이 많이 가서 힘들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험으로 시중에 파는 교재들을 이리저리 맞춰가며 수업하더라도, 아이들이 조금만 많아지면 당장 다음 교재 선정을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좋은 교재를 선정한 뒤에도 설명이 너무 많이 필요하거나 일일이 채점해야 해서 번거롭다. 이 세상에 나쁜 교재는 없다. 어떻게 아이를 공부하게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을 뿐. 책이 나빠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교재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프랜차이즈 교재는 다수의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 적합하고 반복 횟수나 커리큘럼의 구성도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이다. 프랜차이즈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1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 교재의 커리큘럼을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 욕심이 아니라 커리큘럼을 따라가면 된다.
--- p.120
30법칙을 넘겨 50법칙에 접어들었다면 학원이 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30명이 넘으면 50명은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초기 원생들에게 정성을 많이 들이면 학원에 충성도가 높은 학부모들이 생기고, 아이들도 친구 따라 학원에 오는 게 이 시기다. 원래 소개는 등록한 지 얼마 안 된 원생들에게서 생긴다. 한두 달 다니고 괜찮으면 친한 친구를 데려오기도 하고, 학부모들도 주변에 소개해주기 시작한다. 이때 원장은 계속 성장할 것인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당연히 성장 쪽으로 결정할 것 같지만 사실 소규모 학원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우선 50명이 넘어가면 교사가 더 필요해진다. 초창기에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원장까지 수업하며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원생 수가 늘어나면 소수의 교사에게 맡기기 어렵다. 교사가 힘든 나머지 그만두고 싶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정든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하고 학부모들도 교사가 자주 바뀌는 학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원장은 교사의 수를 늘려서 과도한 업무를 줄여주든지, 급여를 조정해 주어야 한다. 더 성장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교사 문제를 해결하는 등 새로운 투자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원생 수가 늘어나면 새로운 원생에게 신경 쓰느라 기존 원생들에게 소홀해지기 쉽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외부 홍보를 조금 줄이더라도 기존 원생들의 학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레벨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규 학원생을 받을 때만 레벨 테스트를 하고 기존 아이들은 계속 진도만 나갔다면, 이 단계에서 다시 한번 레벨별 테스트를 해서 현재 교재가 적절한지, 수업의 수준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성실하게 수업을 잘하던 아이도 친한 친구들이 많아져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다시 한번 수업을 점검해야 한다.
--- p.153
나는 우리 학원 학부모들과 연말에 개인 면담 시간을 갖는다12. 월 마지막 3주 정도를 상담주간으로 잡고 학부모님들에게 안내문을 보내서 30분 간격으로 한 분씩 예약을 받아 진행한다. 학부모가 편한 시간대를 2~3개 정도 받아서 다른 학부모와 겹치지 않도록 정하면 된다.
연말 학부모 상담 준비
1. 일 년간 아이의 학습 이력을 정리하고, 다음 해의 교재 진행 계획표를 만든다.
2. 아이의 학습 동영상을 촬영해서 준비한다.
3. 상담 희망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안내장을 집으로 발송한다.
4. 시간대별로 상담 스케줄을 짜서 상담 시간 문자를 보낸다.
5. 아이에게 별도로 상담 설문지를 받는다(장래 희망, 학원에서 힘들었던 점,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등).
6. 따뜻한 차와 다과를 준비한다.
이렇게 상담 준비를 마친 뒤 원장실에 상담 스케줄을 붙여놓는다.
---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