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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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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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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22g | 140*210*20mm
ISBN13 9788966550234
ISBN10 896655023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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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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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이사항 : 청소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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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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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들 하는데 이대로 간다면 우리 미래는 이미 없다. 절망공화국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청소년들이 죽어간다. “왜 다들, 그 애가 왜 죽었는지만 알려고 할까”, “죽기 하루 전까지 어떤 방법으로 버텼는지는 왜 아무도 묻지 않았을까”.
잘못된 교육 구조 속에서 견디다 견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여기 담긴 소설들은 아프게 보여준다. ---「도종환 시인의 추천사」

“방문을 열고 나오면 현관문이 있지. 현관문을 열고 나오면 엘리베이터 문이 있고. 사람은 문을 열면서 사는 거야. 문 하나를 열면 또 다른 문이 나오고 그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을 열어야 해. 어떤 문이 기다릴지는 아무도 몰라. 그 문을 열고 나가면 또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
“죽음의 문을 열면 뭐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니?” ---「조용한 식탁」

이송희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일요일 오후에 예지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지만, 엄마의 반응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서운 세상이다, 하고 중얼거리듯 말하곤 꼬리표처럼 잔소리가 따라붙었다. 그러니까 너도 공부 열심히 해. 이게 공부만 죽어라 해야 하는 우리들만의 잘못일까? 성적이 떨어져서 비관해 죽었다는 이송희만의 잘못일까? 어른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 예지는 묻고 싶었다. ---「괴물에 관한 보고서」

냉장고가 다시 욍 하고 울자 엄마가 흐느꼈다. 울음소리는 서서히 볼륨을 높이듯 커졌다. 입을 크게 벌리고 울음을 토해내던 엄마는 털썩 주저앉아 가슴을 쥐어뜯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엄마가 나를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그날 다혜가 핸드폰을 찾겠다고 나설 때 밤중에 어딜 가느냐고 붙잡아줬다면, 아니 따라나가 같이 있어줬다면, 아니 늦어진다 싶을 때 얼른 찾아보기라도 했다면. 나는 엄마의 긴 울음을 들으면서 내 허벅지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다혜 대신 내가 죽었더라면, 그 작은 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나는 내가 정말 싫었다. ---「끈」

잠이 오지 않는다. 나는 내일 벌어질 일을 감당할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꿈도 자신감도 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는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지금 내가 실감하는 건 너덜너덜하고 무기력해진 자신뿐이다.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 피넛프라자 옥상이 떠올랐다. 내일 그곳이 내 마지막 장소가 될 거라 예감하면서 눈을 감았다. ---「네가 있는 그곳」

“찔리는 게 없으면 왜들 발끈하는데? 죽은 애를 위해서 그 정도 협조도 못 해?”
내가 송수연의 대변인이라도 된 것 같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아이들을 향한 비난의 말이 술술 흘러나왔다. (중략)
“때리지만 않았지, 다들 괴롭힌 건 사실이잖아. 보란 듯 옆에서 악플을 읽어대던 사람, 걔 책상 위에 김마리아 사진을 올려놓은 사람, 송수연이 급식실 식탁에 다가오니까 대놓고 자리를 피하던 사람. 누군지 다 알잖아? 우리들 전부가 그랬으니까.” ---「아름다운 소녀에게」

참 이상하기도 하지. 시은이는 목덜미에 흐르는 땀방울을 무성의하게 손으로 닦아냈다. 창문을 막으면 아이들은 죽지 않게 될까.
왜 다들, 그 애가 왜 죽었는지만 알려고 할까. 첫 번째와 두 번째 자살 시도를 한 아이들에게도 모두들 같은 걸 물었지. 왜 죽으려고 했냐고. 죽기 하루 전까지 어떤 방법으로 버텼는지는 왜 아무도 묻지 않았을까. ---「판도라의 서랍」

너를 자살하게 만든 한 아이를 만난 일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오연이는, 당신 딸은 지독한 년이었어요.
자식이 죽은 아버지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이의 표독한 눈도 떠오른다. 네 아빠는 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그가 아는 너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네 아빠가 아는 너든 죽은 널 지독한 년이라고 부르는 아이든, 이제 너와는 상관이 없다.
---「오늘 잠들어 내일 눈뜨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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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들 하는데 이대로 간다면 우리 미래는 이미 없다. 절망공화국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청소년들이 죽어간다. “왜 다들, 그 애가 왜 죽었는지만 알려고 할까”, “죽기 하루 전까지 어떤 방법으로 버텼는지는 왜 아무도 묻지 않았을까”.
잘못된 교육 구조 속에서 견디다 견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여기 담긴 소설들은 아프게 보여준다. 그들은 상처받은 채, 얻어맞거나 버림받은 채, 두려움 속에서 무슨 신호인가를 보내며 이 세상 끝에 “혼자 있다”. 그러나 자살한 청소년들이 받았던 고통은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죽어서도 해결되는 게 없다면, 살아서도 괴롭고 죽어서도 괴롭다면, 그냥 살아서 버티”자고 말한다. “얇고 가는 선 하나”로 “악착같이 버티고 견디면서 전구를 밝히는” 그런 필라멘트가 되어 살자고 한다. 2000도의 고온에도 끊어지지 않고 주변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그런 영혼을 갖자고 말한다.
도종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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