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분석은 오랜 역사를 지닌, 그리고 동시에 새로운 학문분야이기도 하다. 담화분석의 기원은 2000여년 전의 언어나, 대중연설, 또는 문학에 대한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역사적 자료 중의 하나는 고전 수사학, 즉 훌륭한 연설 기술 (화술/화법)에 관한 것인데, 현재 '언어학'이라 불리는 역사적 전신으로 볼 수 있는 문법학(grammatica)은 올바른 언어사용을 위한 규범규칙에 관한 것이었으나, 수사학(rhetorica)은 정치적, 법률적 영역에서 대중연설의 기획, 조직, 구체적인 운용, 실제적 실행에 관한 것을 다루었다. 따라서, 수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효과적인 설득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고전 수사학은 현대 문체론과 담화의 구조분석의 출현을 예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의사소통 상황에서 기억의 조직(memory organization)과 태도 변화(attitude change)에 관한 직관적인 인지-사회 심리학적(cognitive and social psychological)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사학은 중세시대, 17세기, 18세기에 다시 부흥했으나, 그 후에는 학문적 연구과 학교 교과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많이 상실되었으며, 19세기 초 역사 비교언어학(historical comparative linguistics)의 출현과 20세기 초의 구조주의(structuralism)의 탄생으로 인문학의 주된 학문분야로서의 수사학이 사라지게 되었다. 수사학의 일부만이 발화와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관한 학교교과서에서나, 문학적 언어의 연구나 문체론에서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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