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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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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자본주의

: 체제를 바꿔야 기후변화를 멈춘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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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642g | 153*224*28mm
ISBN13 9788979661675
ISBN10 897966167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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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  체제를 바꿔야 기후변화를 멈춘다
  •  특이사항 : 환경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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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방식을 바꾸자는 … 전략의 첫째 문제점은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대다수로부터 분리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을 행동에 나서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적어도 모든 주요한 나라에서 인구의 다수가 움직여야만 한다. 그런데 생활 방식을 강조하는 전략은 필연적으로 이 다수의 사람들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탄소 에너지에 길든 생활 방식을 바꾸려면 대부분 돈이 들고, 어떤 것은 많은 사람들이 꿈도 못 꿀 액수의 은행 대출이 필요하다. 자기 집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도 있다. 예를 들어 태양발전 시설을 설치하려면, 지금 당장 돈을 투자한 다음에 향후 몇 년에 걸쳐 천천히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 …
사람들에게 생활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전략의 둘째 문제점은, 그렇게 하면 독선적이거나 우월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때때로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히 거만하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으면서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느낀다. 당장 나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게 된다. 도덕적 감수성이, 다른 사람을 열등하다고 여기는 태도, 즉 도덕주의가 된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평가받는 것에 민감하며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당신을 몹시 싫어할 것이다. 특히, 당신은 생활 방식을 바꿀 경제적 여유가 있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증오하게 될 것이다. 마침 그가 트럭 운전사이고, 지구온난화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그 일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신에게 느낄 증오심은 엄청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개인 생활 방식의 변화를 강조하는 주장에는 중요한 정치적 약점이 있다. 그런 주장은 비록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하지만, 동시에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뭉쳐서 행동할 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두려움을 처음부터 깔고 있다. 나아가, 생활 방식 변화를 강조하면 할수록 두 가지 측면에서 그런 두려움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첫째, 사람들에게 각자 잘하면 된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단적 해결책은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되뇌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게 된다. 둘째, 생활 방식 바꾸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사람들은 …’ 하고 자신의 애초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하게 된다.
--- 「녹색 소비 전략의 문제점」중에서

2003년에 나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했다. 10만 명의 각국 활동가들이 모인 그 포럼의 슬로건 중 하나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였다. 나는 거기서 말하는 다른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를 토론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온 젊은이들 위주로 스무 명이 그 워크숍에 참석했다. 우리는 온갖 것들에 관해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토론했다. 그러던 중 한 캐나다 여성이 일어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대 사회의 문제는 사람들이 소비주의의 노예가 되어 물질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갇혀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지구의 자원이 재생되는 것보다 더 빨리 자책감도 없이 써 버리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경제체제는 우리의 탐욕을 정당화합니다. 우리는 성장을 좇는 것에서 벗어나 삶의 질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그녀의 말이 급진적 주장으로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발언하는 동안, 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젊은이들이 점차 적대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발언을 마치자 비난이 쏟아졌고, 그녀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그들은 희생하라는 얘기를 이미 부유한 외국인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가장 분노했는데, 우리 워크숍이 열리기 1년 전에 IMF가 강요한 희생이 아르헨티나의 금융 위기를 초래해서 일자리와 저축을 날려 버렸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 200만 명이 쏟아져 나와 솥과 냄비를 두드리며 밤새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결국 정부를 갈아 치웠고,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 들어선 정부와 그다음 정부 역시 갈아 치워 버렸다. 1975년만 해도 아르헨티나는 이탈리아와 비슷한 부유한 나라였다. 그러나 2003년 무렵에는 가난한 나라가 됐다. 워크숍에 참가한 젊은이들과 그 부모 세대는 희생을 강요받았고 그것에 맞서 싸웠다. 그들에게는 캐나다 여성이 IMF와 같은 편처럼 느껴진 것이다.
2년 뒤인 2005년 1월에 세계사회포럼이 다시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렸다. 나는 국제적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모든 회의에 참석했다. 내가 발언할 때 많은 라틴아메리카 청중이 관심을 갖고 들어 줬다. 내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세계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운동이기도 해야 한다고 얘기하자, 갑자기 그들은 박수를 쳤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간단한 진리를 배웠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행동이 희생으로 여겨지는 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소비주의의 욕망에서 벗어나자?」중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려면 제2차세계대전을 돌아보면 된다. 당시에 모든 주요 국가들은 가능한 많은 인명을 살상하기 위해 자국 경제 전체를 탈바꿈시켰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가능한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비슷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당시에 미국 경제의 변화 속도는, 미국이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의 군비 증강 속도보다 훨씬 더 빨랐다. 또 오늘날 지구온난화 방지 대책으로 제안되는 정책들에 비해서는 열 배 이상 빨리 추진됐다. 이처럼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빠르게 일을 처리한 것은 그들이 전쟁에서 이겨야만 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을 세계적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인 50조 달러만큼을 내년에 투자해야 한다.
그 정도의 돈과 계획, 헌신성만 있으면, 우리는 미국이 2차세계대전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했던 기간 만에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있다. 미국은 3년 9개월 만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사실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그 많은 돈이 다 필요한 것도 아니다. 현재 미국의 국민총생산에 해당하는 13조 달러면 충분하다.
따라서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의지와 추진력이다. 당시에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정부는 정말로 전쟁에서 이기고 싶어 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전쟁은 세계경제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전쟁이 아니다. 그래서 정치인들과 기업 총수들이 별로 의욕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경제적 조치들은 많은 경우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과 상충한다.
그러나 여전히 제2차세계대전의 사례는 [정부와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큰 규모로 일이 진행돼야 하는지도 보여 준다. 또한 현재 돈이나 기술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님을 보여 준다. 그보다는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을 따름이다.
--- 「기후변화에 맞서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중에서

얼마나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까? … 이 책은 권위 있는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짧으면 7년, 길어야 3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예측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이미 11년이 지났다.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를 막기에 이미 늦었을 수도 있고, 가장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2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80퍼센트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 어쨌든 수많은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바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는 이를 널리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툰베리의 절박한 호소는 유럽 곳곳에서 청소년들의 등교 거부 시위를 촉발했다. 2018년 말과 2019년 초에는 호주와 영국에서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19년 4월에는 ‘멸종 반란’ 시위대가 ‘2025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요구하며 열하루 동안 영국 런던의 주요 거점과 도로를 봉쇄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시위로 10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시위대는 굴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2019년 9월 21일에 전 세계에서 기후 파업과 등교 거부, 시위를 하자고 호소했다.
‘멸종 반란’을 포함해 새로운 기후 운동의 참가자들은 기존 환경 단체들의 방식(정치권에 로비하기, 시장 원리 해결책에 의존하기, 개인의 ‘작은 실천’ 강조하기, 기업들의 후원을 받으며 그린워시 도와주기 등)을 비판하며 국가가 당장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
기후변화 운동은 결코 단일 세력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관심사와 배경을 갖고 모인 만큼 논쟁할 거리도 많다. 그러나 큰 틀에서 봤을 때, 체제 자체가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이 분명히 많아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라는 슬로건이 갈수록 호응을 얻고 있다.
물론 “체제”가 가리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대안이 무엇인지를 놓고는 논쟁이 많다. 그렇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 없이 자원을 펑펑 써 대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었던 전통적 환경운동과 비교했을 때 큰 전진이자 급진 좌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것도 분명 고무적이다.
--- 「대중운동과 기후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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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조너선 닐은 탄소 배출권 거래제나 바이오연료 보조금 지급 같은 시장 원리에 따른 지구온난화 ‘해결책’이 재앙적 기후변화를 막지도 못하면서 경제적 불평등만 더 키울 것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진정으로 인류의 생활수준을 높이면서도 탄소 배출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적 전략을 탁월할 정도로 명료하고 일관되게 서술한다. 이 책은 사회정의 운동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환경운동에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는 장엄한 선언문이다.

- 마이크 데이비스 (『슬럼, 지구를 뒤덮다』 저자, 캘리포니아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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