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이자 브랜드 전문가. 코래드, 제일기획, TBWA KOREA 광고 본부장을 거쳐 ideacompany prog 대표를 지냈다. “좋은 브랜드는 약속하지 않는다. 단지 기대하게 만든다.” 그가 광고회사에서 프로젝트 오너로 광고주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100여 회 진행하며 50퍼센트 이상의 승률을 거둔 베테랑 광고인이다. 현대카드를 2003년부터 2009년 말까지 담당하며 현대카드라는 브랜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7년간의 현대카드 캠페인 이외에도 SK텔레콤 ‘생활의 중심, 현대 생활백서’, 대림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캠페인 등을 기획했다. 그는 “파워 브랜드가 되려면 선한 기업이 되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명확한 기준을 만든 후 그 기준에 따라 소비자에게 우리 회사와 나머지 모든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할 수 있어야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저 남들과 다른 것만으로 차별화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의미를 찾아 가치를 부여할 때 또 다른 본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직도 플레이트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일시적인 관심을 받기 위한 전술적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가? 카드 플레이트에 대한 관습을 깨고 전혀 다른 방법으로 고객과 만나겠다는 현대카드의 브랜드 철학의 표현이다. 디자인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동시에 품질 그 자체이다. 혹자는 현대카드가 디자인으로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현대카드가 그 누구보다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본질에 충실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p.36
전략이 날카로우면 커뮤니케이션 역시 뾰족해진다.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때로는 브랜드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바쁜 소비다는 도전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여유가 없다. 현대카드는 경쟁사가 아닌 소비자와 대화하길 원한다. 상대방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닌 진정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때로는 듣기에 거북한 내용이라도 말이다.--- p.45
현대카드가 처음부터 마케팅의 달인, 브랜드 전문가들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 누구보다 ‘성공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능한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성공은 물론 실패에도 수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현대카드는 단 한 번의 경험, 사소한 메시지라도 허투루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파워 브랜드는 못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기 원칙이 없어서이다. 변화를 추구한다고 해서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완벽했기 때문이 아니라 완벽에 도달하는 과정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이 진짜 현대카드가 무서운 점이다.--- p.69
현대카드에 디테일은 일관성의 산물이며 일관성은 작고 사소한 디테일을 위대한 가치로 승격시켰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현대카드스럽다’의 정체를 파고들다 보면 굳건히 자리 잡은 디테일과 일관성의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p.252
대한민국에서 현대카드는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브랜드인 동시에 혁신의 아이콘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내부 조직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한 결과이다. 현대카드 브랜드 파워는 담당 부서 몇몇 노력이 아닌 전체 구성원이 긴밀하게 협력한 결과이다. 기업문화는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의 합’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스스로 문화이고 브랜드’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조직을 보면 언제나 강하다. ‘현대카드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현대카드가 가능했다. 현대카드는 ‘기업의 문화가 곧 브랜드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