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이 여행가였던, 하지만 현실의 벽 때문에 사이버 공간을 여행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사이버 안보 전문가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해커 같은 악한들이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 불편해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이버 세계를 만들기 위해 활동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하고 아름다운 사이버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 김주원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일반인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사이버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스테가노그래피: 숨겨진 메시지』를 썼다.
마지막 걸림돌은 휴전 협정에 대한 서명을 누가 먼저 하느냐였다. 북한 측은 군 지휘관들이 먼저 서명을 하고서 양 수석대표가 서명하자고 제안했지만, 유엔군 측은 군 지휘관들만 서명을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북한 측은 한국과 자유중국 대표를 참석시키지 않는 선에서 수정된 제안을 했다. 결국 양 수석대표가 먼저 서명하고, 군 지휘관들이 나중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타결되었다. 일주일간 티격태격하던 꼴을 지켜보던 퍼시벌은 그 와중에 전선에서 죽어간 병사들과 지금도 고통 받는 민간인들을 떠올렸다. 그들은 이런 사소한 절차 때문에 자신들이 죽어나가는 걸 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 p.17
“거기에 노란 손수건이 걸렸는지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마도 재성이랑 순희가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희미하게 웃은 정희연은 아들의 손을 꼭 쥐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어린 나이에 이 머나먼 에티오피아까지 이주해왔으나 항상 고향을 그리워했던 그는, 조국 땅을 단한 번도 다시 밟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 p.69 이정재는 책상에 놓인 서류를 다시 들여다봤다. 이번 작전에 쓸 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생긴 것이다. 이정재는 바로 해외 연락부에 전화를 걸었다. 해외연락부장과의 전화가 연결되자 조용하고 간결하게 임무를 지시했다. “잘 들으라. 지금부터 수행하는 공작은 너와 나만 아는 사실이다. 예전에 에티오피아에서 베트남으로 이주한 우리 조직원 기억나나? 그의 아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해보라.” --- pp.110~111
저 멀리 베트남 리 왕조의 개국왕인 애태조 이공온의 동상이 보였다. 1226년에 전쟁이 벌어지자 화를 피하기 위하여 왕족은 측근들을 거느리고 바다 너머 고려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화산 이씨라는 가문을 열고 한국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다. 700여 년이 훌쩍 지난 1995년에 화산 이씨 종친회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베트남에서 그들을 환대하고 베트남인과 같은 동등한 법적 대우와 왕손 인정 같은 호의를 베풀었다. 정재민은 화산 이씨 가문처럼 한국으로 돌아가면 자신도 환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차례 해봤다. 아마도 자신은 민들레 홀씨처럼 여기저리 떠밀려 다니다가 사라지는 잡초가 되지 않을까하는 결론에 서글퍼졌다.
사이버 안보는 과거에 상상하기 힘들던 새로운 안보의 영역입니다. [DMZ: 남과 북, 그 어느 곳의 영토도 아닌 땅]은 전편에 이어 사이버 테러의 현실적 위험과 정보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예리하고도 실감나게 엮어낸 소설입니다. 국가 안보를 진정 생각하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 서주석(전 청와대 안보수석)
한국전쟁과 휴전을 이유로 각각 미국과 에티오피아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산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짠하게 울린다. 분단의 상징이자 곧 모든 것을 유보한 공간 비무장 지대(DMZ). 이 안의 대성동 마을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과정을 통해 화해의 상징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재회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 사이버 전쟁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깊숙이 우리 일상에 사이버 보안 이슈가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조재현(배우, 성신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