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는 나[我]라고 할 것이 없으니, 나라는 더러움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목숨이 없으니, 삶과 죽음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윤회하는 나가 없으니, 앞뒤의 시간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법은 늘 고요하니, 모든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법은 탐욕과 집착을 벗어났으니, 관계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문자가 없으니, 언어가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비유로 설명할 것이 없으니, 모든 생각의 물결에서 멀리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법은 모든 것에 두루하니, 허공과 같기 때문입니다.(81쪽)
여보세요, 우파리시여. 그대의 마음은 본래 깨끗합니다. 해탈을 얻었을 때에, 이 본래 깨끗한 마음이 더럽혀진 적이 있습니까?’ 제가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유마힐이 말했습니다. ‘모든 중생의 심성(心性)이 본래 깨끗하여 더럽혀진 적이 없었던 것 역시 그러합니다. 여보세요, 우파리님. 분별이나 차별이 있다면 번뇌가 있고, 분별도 차별도 없다면 자성이 깨끗합니다. 전도(顚倒)가 있다면 번뇌가 있고, 전도가 없다면 자성이 깨끗합니다. 아상(我相)을 가진다면 더럽혀지고, 아상을 가지지 않는다면 자성이 깨끗합니다.(108-109쪽)
고요함이 깨달음이니, 모든 분별이 영원히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다투지 않는 것이 깨달음이니, 모든 집착과 모든 논쟁을 전부 멀리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편안히 머묾이 깨달음이니, 법계(法界)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둘 아님이 깨달음이니, 차별법(差別法)의 성질을 모두 멀리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만들어 세우는 것이 깨달음이니, 실제(實際)에서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평등이 깨달음이니, 모든 눈과 색깔에서 의식(意識)과 법(法)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평등하여 허공(虛空)과 같기 때문입니다. 무위(無爲)가 깨달음이니, 생겨나고ㆍ머물고ㆍ바뀌고ㆍ사라짐에서 끝내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