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견해’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고, 극단적인 시각과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만물의 본성은 상호 의존적이고 서로 의존하여 생성된다는 ‘연기법’을 따르는 것이다.--- pp.16-17
우리의 모든 견해와 인식은 바로 이 네 가지 관념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러한 네 가지 관념은 버려야 할 것들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첫 번째 관념은 ‘자아’에 대한 관념이다. 이 세상에는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개체는 없다. 당신은 당신의 부모, 조상들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음식, 물, 공기, 지구 그리고 우주의 어느 것 하나라도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실제 사물의 본성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나’ 혹은 ‘나는 ~이다’라는 관념을 버릴 수 있다.--- pp.17-18
우리의 마음속에는 태어나는 것은 ‘무’로부터 무엇인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죽는 다는 것은 무언가로부터 ‘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혹은 누군가였던 자가 아무도 아닌 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조각의 구름도 태어날 수 없다. 구름은 강이나 바다의 물로부터 생긴 것이고, 먼지와 태양열의 작용이 더해져 구름이 생긴 것이다. 구름은 결코 죽을 수 없다. 구름은 다만 비가 되거나 눈이 될 수는 있다.--- p.19
책상 하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무, 목수, 시간, 기술, 그리고 다른 많은 원인들이 필요하다. 이런 하나하나의 원인들은 또 다른 원인들의 존재가 필요하다. 나무는 숲, 햇빛, 비 등 기타 원인들이 필요하다. 목수는 자신의 부모, 아침 식사, 신선한 공기 등 기타 원인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또다시 다른 조건들이 갖춰져야만 한다. 만약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계속해서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책상 하나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온갖 원인들 가운데 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즉 우주의 모든 것이 함께 모여 우리에게 책상을 가져다 준 것이다.--- p.21
햇빛, 나뭇잎들, 구름들을 유심히 바라보면, 그 속에서 책상을 볼 수 있다. 하나를 모든 것에서 볼 수 있고, 모든 것을 하나에서 볼 수 있다. 하나의 결과를 낳는데, 하나의 원인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하나의 원인이 동시에 하나의 결과이고, 그리고 모든 결과가 또한 다른 모든 것의 원인이다. 인과는 연기적이다. 원인과 결과가 서로서로 일으킨다. 맨 ‘처음’이라는 생각이나, 혹은 하나의 원인도 필요하지 않고 그 자체가 ‘유일한 원인’이 되어 무언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pp.21-22
‘중도’는 ‘그것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다’, ‘그것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없다’라고 말한다.--- p.29
‘잘못된 견해’라는 말 자체는 정확히 맞는 말은 아니다. 잘못된 견해들도 상대적으로 시각을 달리하면, 그것이 옳은 견해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심히 더 들여다보면, 모든 견해들은 잘못된 견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 어떤 견해도 진리인 적이 없다. 그것은 단지 어느 한 측면에서의 견해이다. 그래서 그것을 소위 하나의 ‘관점’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측면에서 보게 된다면, 우리는 사물을 다르게 보게 되고, 그럼 우리가 처음에 가진 견해가 전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p.39
인지한다는 것은 항상 무엇인가 대상을 인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식의 대상과 인식의 주체는 별개라고 믿고 있지만, 이는 잘못이다. 우리가 산이라고 인지하는 것은, 산이라는 인식의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이라고 인지하는 것도, 달이라는 인식의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대상이 없이 주체가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둘 중에 하나를 떼어놓고, 다른 하나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p.41
예를 들어, 그들은 괴로움도 그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고, 그 원인들이 소멸하면 괴로움도 사라진다는 것을 이해한다. 더 이상 그들은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p.52
우리가 괴로움의 감정이 생길 때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괴로움을 일으킨 여러 원인들이 있음을 안다. 우리가 꽃을 유심히 바라다보면, 수많은 조건들이 갖추어져 함께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조각 구름이나 혹은 책상 하나도 다 똑같다. 그것들이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없다면,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관찰하는 사람은 혜안을 갖게 되고, 더 이상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여러 조건들이 갖추어져 함께 일어날 때 그로부터 무엇이든 생기고, 그런 조건들이 흩어지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p.54
세상에 ‘나타나는 것들을’ 통찰력을 통해 바르게 관찰하는 사람은 그 마음속에 ‘없다無’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에 ‘사라지는 것들을’ 통찰력을 통해 바르게 관찰하는 사람은 그 마음속에 ‘있다有’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 p.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