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8년 '동아연극상'에 장막 희곡이 입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소년중앙문학상'과 1983년 '계몽사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우리 역사와 고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내거나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제6회 가톨릭문학상과 제1회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마지막 왕자』, 『아, 호동 왕자』, 『청아 청아 예쁜 청아』, 『뢰제의 나라』, 『화랑 바도루』, 『초원의 별』 등이 있다. 블로그_www.blog.naver.com/rese0468
선은 신라의 56대 임금인 김부 대왕의 막내아들이다. 선은 어렸을 때부터 큰형, 마의태자를 무척 따랐고 마의태자도 막내 동생인 선을 아주 귀여워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선은 마의태자의 얼굴을 보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 당시 신라는 바람 앞에 등불이었다. 영토는 줄어들 대로 줄어들었고, 백성들의 마음도 이미 고려의 왕건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더구나 김부 대왕조차 신라가 소생할 가망이 없다고 고려의 왕건에게 나라를 넘기려고 하였다. 그러나 마의태자는 달랐다. 그는 망해 가는 신라를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목숨을 걸고 싸워 지키고자 했다. 마의태자는 서라벌 방어를 위해 군사적으로 중요한 남산성에서 백성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선은 마의태자를 따라 남산성에서 열린 무예 시합을 보고 난 후, 큰형이 옳았다는 것을, 신라를 포기하지 않고,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김부 대왕은 마의태자 몰래 남산성의 백성들을 모두 해산시키고, 고려의 왕건에게 항복 문서를 쓴다. 이것을 알게 된 선은 마의태자에게 말해야 할지 갈등하지만 큰형을 잃기 싫어 말하지 않는다. 결국 마의태자는 나라 잃은 백성들을 이끌고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아버지와 함께 고려에 투항한 선은 무슨 일이 생기면 큰형을 따르겠다는 다짐을 저버린 자신이 부끄러워 스님이 되었다. 60년 만에, 폐허가 된 경주 월지궁을 찾아간 선은 후세 사람들이 큰형 마의태자가 꾸었던 그 아름다운 꿈을 영원히 기억해 주기를 바라며 찬기파랑가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