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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여자 + 아빠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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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여자 + 아빠라는 남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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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500g | 152*210*50mm
ISBN13 9788973812547
ISBN10 897381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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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늘 농담처럼 하던 말이 있다.
“외할머니보다 내가 먼저 죽으면 안 되니까 힘을 내야지 어쩌겠니.”
지나고 보니, 아빠도, 나도, 여동생도 다들 엄마에게 응석만 부렸다.
아주 오래전에 해준 엄마의 말을 나는 지금도 이따금씩 떠올리는데, 그럴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엄만 말야, 한편으로 내가 외동딸이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어. 엄만 혼자니까 외할머니 수발을 열심히 들잖니. 아마 형제가 몇 명 있었다면 서로 옥신각신 떠넘기기 바빴을 거야. 그러니 차라리 혼자인 게 다행이지 뭐니.”
그리고 몇 초 후 덧붙였다.
“어쩜 너희도 싸우게 될지 모르겠네.” _『엄마라는 여자』 pp.67~68, 「세상에서 가장 강인한 여자」 중

집안일 한번 돕지 않고, 이부자리 깔고 개는 일까지 엄마에게 맡기고, 애완동물 기르는 일도 엄마에게 떠맡긴 나. 심지어 여름방학 숙제였던 한자 연습장 채우기도 엄마가 대신 해주었다. 이런 추억을 떠올릴수록 내가 얼마나 응석받이로 커왔는지 여실히 깨닫는다. 꾸중을 들은 적도 많이 있었지만 나에게 엄마는 언제나 너그러운 부모로 남아 있다.
그리고 한편,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던 어린 날의 추억은 늘 내 마음속 깊이 따스함으로 남아 있다.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안도감과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뿌리 깊은 자신감. 이건 아마 엄마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_『엄마라는 여자』 p.105, 「한평생 오롯이 내 편이 되어준 여자」 중

초등학생 때 아빠에게 이끌려 처음으로 바다낚시를 하러 간 적이 있다. 그날은 배가 아닌 방파제에 나란히 앉아 낚시를 했다. 아빠가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운 다음 낚싯줄을 바다에 멀찌감치 늘어뜨렸다. 하지만 암만 기다려도 낚싯줄은 한참 동안이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날 내 눈앞에 펼쳐진 새까만 바다는 한여름에 물놀이를 하며 보았을 때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별안간, 한없이 깊고 어두운 바다가 무서워 보였다. 어린 마음에 무서운 생각이 한 번 들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 바다에 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그럼 난 죽어버리는 걸까?’
오소소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무섭다고 속삭였더니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다.
“괜찮아, 네가 떨어지면 아빠가 구해줄 테니까.”
무심한 듯 내뱉는 그 말에 어린 나는 커다란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다.
---『아빠라는 남자』 pp.42~43, 「성격은 급한데 낚시를 좋아하는 남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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