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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밝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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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밝았으니

: 좋은 님 너나들이 시(詩)와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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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500g | 153*224*20mm
ISBN13 9788991177604
ISBN10 899117760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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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좋은 님 너나들이 시(詩)와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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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한용
1939년 충남 천안군 성환면 양령리 출생으로, 소아마비 3급 지체장애인이다. 1962년 동대부고를 졸업했고, 중앙대학교 국문학과 詩人 백철(白鐵) 선생과 동국대학교 국 · 영문학 박사 양주동(梁柱東) 선생에게 사사를 받았다. 1958년부터 1967년까지는 만리동에서 성공서림(成功書林)을 경영하며 문학수업에 전념했고, 이후 1978년에 장편소설 《구름도 흐느낀 세월》을 출간했다. 2004년에는 韓國漢字級數資格評價院施行 삼급(三級) 지도사(指導師)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1978년에는 조립식 리어카 실용신안 특허권을, 1995년에는 목걸이식 휴대전화 실용신안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외에 한국 공업대상, 1977년 전국 고물상연합회 회장상, 공업신문사 주최 표어상, 공업신문사 주최 수필 최고상, 평양 조씨 종친회장 표창장을 수상하였고, 1996년에 월간 '샘터'사에서 자서전 ‘인생 퇴학(退學)’으로 ‘올해의 인간 승리상’ 본상을, 2003년에는 월간 '좋은생각'에서 수필 ‘유언장’으로 ‘좋은 이야기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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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내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은 넉넉한 재산에 아들 삼형제 모두 출세해 행복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도 40대 후반 사업에 실패해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자식들은 모두 삐뚤어져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자살을 결심하고 용인에 있는 부모님 산소 앞 소나무에 목을 맸답니다. 그런데 그 굵은 가지가 ‘뚝’하고 부러지면서 3미터 아래 땅으로 떨어졌는데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답니다. ‘살라는 뜻이구나’ 생각한 친구는 그 길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즈음부터 자식들도 바른 길로 돌아오고 재산도 점점 늘어났답니다.
지난여름 이 친구는 막내아들에게 사업체를 물려주고 요즘은 나와 장기, 등산으로 소일합니다. 그런데 그 막내아들 재선이가 날 찾아와 부친에게는 절대 비밀로 해 달라며 털어놓는 이야기가 기가 막혔습니다.
꼭 이십 년 전, 재선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답니다. 이놈이 공부는 않고 당구장만 다니느라 용돈이 궁한 나머지 어느 밤 아버지 옷을 뒤졌다는군요. 그러다 구겨진 오천 원짜리 지폐 한 장과 두툼한 봉투를 발견했답니다. ‘이게 다 돈이로구나!’ 생각하고는 얼른 돈 오천 원과 봉투를 훔쳐 자기 방으로 왔는데, 봉투 속에 든 건 편지였다는군요. 그런데 내용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랐답니다. 바로 아버지가 내일 할아버지 산소 근처 소나무 가지에 목매달아 죽을 것이니 할아버지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장이었던 것입니다.
다음날 날이 밝기가 무섭게 재선이는 쇠톱을 들고 훔친 돈 오천 원을 차비로 해서 할아버지 산소를 찾아갔고, 근처 소나무의 큰 가지를 모두 반 이상씩 톱질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날 밤 술이 얼큰해서 돌아온 아버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재선이는 흐느껴 울었답니다.

--- 본문 4부 ‘유언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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