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기 Combat Aircraft
지금은 세계 각국이 대대적으로 작전기를 교체하려는 시점이다. 과거 냉전시대에 생산한 비경제적인 기체들을 수명연장과 개수사업을 통해 지금껏 운용해왔지만, 이제는 수명연장 대신 기종교체를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새로 도입할 작전기는 4,000여 대 이상으로 추정한다.
특히 21세기 항공기술의 총집합이랄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작전기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5세대 전투기가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4세대 전투기도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부분적인 스텔스 성능을 구현하여 4.5세대 전투기로 진화했다. 이런 차세대 전투기 시장에는 미국의 F-35를 필두로 러시아의 T-50 파크파, 중국의 J-20 등 다양한 도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스텔스 기술이 아직 보편화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주도하는 가운데 보잉 F-15SE나 F/A-18E/F 등 베테랑 기체들이 공략하고 있다. 한편 5세대나 4.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는 국가들은 훈련기를 기반으로 성능을 강화한 작전기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의 작전기는 과거와는 달리 다목적 전투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폭격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소수에 불과하여, 폭격기 전력을 제대로 운용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로 한정되어 있다. 제공전투기, 지원전투기, 공격기 등으로 세분하던 냉전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최대의 경제성과 작전능력을 갖춘 다목적 전투기가 아니라면 전투기 시장에서 거론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원기 Support Aircraft
냉전시대에는 모든 군용기를 어떤 한 가지 무기체계를 위해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임무와 무기체계에 따라 수송기와 급유기, 전자전지원기 등 다양한 지원기가 등장했으며, 임무의 범위에 따라 기체도 각각 달랐다. 이런 비경제적인 획득 과정은 결국 냉전의 종식과 함께 점차 사라지고, 최근에는 하나의 민수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당 무기체계를 장착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가장 성공적인 실적을 올리는 것이 보잉 737/767 시리즈로, 경제성 높은 민항기를 바탕으로 각종 장비를 장착하여 조기경보통제기나 급유기, 정찰기, 해상초계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중소국가에서는 이보다 더 작은 플랫폼을 선호하여 커뮤터 여객기에 바탕을 둔 조기경보통제기나 정보수집정찰기 등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지원기 가운데 정보감시정찰(ISR) 목적의 기체는 이제 경량소형화 내지 무인화하는 추세다. 특히 U-2와 같은 유인기 대신 프레데터나 글로벌호크와 같은 무인정찰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정보수집 및 감시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따라 앞으로는 조기경보기와 정보수집기를 통합한 기체가 속속 등장할 것이다.
한편 수송기 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둔 터보프롭기 C-130이 뛰어난 전술수송능력으로 인해 J형까지 발매하며 여전히 현역을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에어버스의 A400M은 지난한 개발을 마치고 시험비행을 눈앞에 두고 있어 그 향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럽 기업이 보여주는 다양성의 한계로 인해 시장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요즘의 추세는 장거리 수송기와 공중급유기를 한 종류의 기체로 운용하는 것인데 미국의 KC-X 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미 보잉의 KC-767이나 에어버스 MRTT 등 유력한 대안들이 제시되어 세계 각국의 수송/급유기로 선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KC-130J처럼 수송/급유에 더하여 감시정찰임무와 타격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다목적 지원기의 등장은 지원기체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훈련기 Trainer Aircraft
냉전 종식 및 전 세계적인 군비 축소로 인하여 작전기의 개발이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훈련기 분야는 신형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훈련기는 어느 나라건 보유하고 있고 전체 보유 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이는 훈련기가 전투기처럼 돋보이는 존재는 아니지만 평시든 전시든 상관없이 존재 가치가 높으며, 특히 전투기 등의 일선 조종사 양성에 필수적인 기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종의 특성상 초급 훈련기나 중급 훈련기는 조금만 노력하면 중소국가에서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초 중등훈련기 시장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훈련기는 기종 자체의 성능만으로는 좋고 나쁘다는 평가를 직접 내리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훈련기 조종이 너무 어려우면 초보자에게는 위험하며, 조종이 너무 쉬우면 기량 연마에 부적당하기 때문이다. 조종사의 훈련은 일반적으로 초등 중등 고등 비행훈련의 각 단계별로 진행하지만, 예산 절감을 위해 상당수 국가는 초 중등 및 고등 과정으로 구성된 2단계 훈련 과정을 선호하고 있으며, 훈련기도 그 용도에 맞게 제작되고 있다.
초 중등과정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훈련기는 고(L)마력의 터보프롭 훈련기로 쇼츠 투카노, 필라투스 PC-7/9, 한국우주항공산업 KT-1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최신형 기체인 KT-1은 쇼츠나 필라투스의 경쟁기종보다 우수한 비행성능을 바탕으로 터키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등 앞으로 전망이 밝다. 터보프롭 훈련기는 슈퍼투카노와 KA-1의 경우에서처럼 대게릴라전이나 전선통제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유용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고등 전환훈련과정에서는 아음속의 제트기를 사용하여 알파젯이나 호크, T-38 등이 굳게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기체 노후화에 따라 이들을 대체할 기종으로 러시아, 중국의 동구권 기체로 Yak-130, MiG-AT, L-15 등이 개발되었으며, 서구 사양의 기체로는 아에르마키의 M346과 한국우주항공산업의 T/TA-50이 등장했다. 한편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로 경공격기 등으로도 영역을 넓혔던 호크도 신형 기체를 선보이면서 터보팬 고등훈련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고등훈련기는 항전장비와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주력 전투기를 보조하는 2선급 지원전투기로서도 손색이 없다
공격헬기 Attack Helicopter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전쟁은 공격헬기에 대한 소요를 촉진하고 있다. 냉전의 종식과 다극화 현상은 공격헬기의 전술교리를 상당 부분 수정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과거의 공격헬기는 지상전의 왕자인 전차를 잡는 용도에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전차 임무뿐만 아니라 국경선 감시, 밀수 단속, 테러리스트 표적 사살이나 게릴라 소탕 등 다양한 임무에 공격헬기를 투입하고 있다.
공격헬기 소요는 꾸준히 늘고 있으나 신형 기체의 개발은 답보 상태다. 주요 개발국의 국방비가 감소하면서, 신규기체의 개발보다는 기존 운용 중인 공격헬기의 개량과 업그레이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 육군의 경우 개발비 상승으로 인해 차세대 공격헬기 RAH-66의 개발을 종료했다. 반면 미 육군이 운용 중인 AH-64 공격헬기는, RAH-66 공격헬기에 사용했던 각종 신기술을 사용해 AH-64D 블록3로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경제난으로 도입을 미루었던 Mi-28과 Ka-52 공격헬기를 도입하고 있다. 체첸 분쟁과 그루지야 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군은 공격헬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현재 운용중인 Mi-24 공격헬기는 변화한 작전 환경에 부적합했던 것이다.
주요 공격헬기 생산국의 신규 개발이 줄어든 반면, 터키와 인도, 중국이 신형 공격헬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터키는 이탈리아의 AW-129 공격헬기를 터키의 작전 환경에 맞게 개량한 T-129 공격헬기를 개발 중이다. 인도의 경우 파키스탄과 카슈미르 국경 분쟁을 겪으면서 공격헬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자국산 다목적 헬기인 드루브(Dhruv)를 바탕으로 경공격헬기(LCH)를 개발했다. 중국은 발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비를 확장하고 있으며,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공격헬기 전력을 정비하고 있다.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AVIC)가 제작한 WZ-10 공격헬기는 중국 최초의 공격전용 헬기로 2010년 12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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