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 식품은 황제의 음식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기도 했다. 로마제국과 중세 바그다드 엘리트층의 식사에서 절임 식품은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지만, 역사를 통틀어 보았을 때 ‘절임’은 주로 일반 대중들에게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제조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채소 절임은 고대 중국에서 만리장성을 건설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필수 식품으로 활용되었고,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는 생선 절임, 양배추 절임, 오이 절임 등이 식단의 중추 역할을 했기에 리투아니아인은 절임 식품의 신인 로거시스Roguszys를 만들기도 했다.
--- 서론 중에서
얼얼하고 톡 쏘는 것 같은 절여진 채소들?보통 생배추를 무, 마늘, 고추 및 기타 향신료와 함께 소금물에 발효?을 섞은 조합인 김치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식이 및 문화적 중요성을 모두 가진다. 항상 밥 옆에 놓이는 김치는 한국인 식단의 초석이며, 아침, 점심, 저녁 식사로 제공되기에, ‘김치가 모든 음식의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매 식사마다 3~4가지 종류의 김치가 반찬으로 제공되는데, 김치의 강하고 복합적인 풍미, 아삭한 질감은 밥, 죽 또는 국수의 부드러움과 대조된다. (…) 김치는 고대부터 한반도 거주민들의 식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소금물로 절여 도자기 그릇에 보관한 절임 채소에 대한 증거는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주사 석조 장식함은 겨울에 김치를 대규모로 만드는 ‘김장’과 관련한 최초의 유물 중 하나이다.
--- 「02 아시아: 소금과 발효」 중에서
오늘날 올리브는 터키에서 스페인에 이르는 지역에서 재배되고 절여지며, 이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절임 식품이다. (…) 신선한 올리브에 있는 매우 쓴 맛이 나는 글리코시드配糖體 복합물은 독성이 있어 사람이 올리브를 못 먹게 만들 뿐만 아니라, 젖산균에도 독성이 있어 발효를 방해한다. 이 글리코시드 복합물은 바닷물이나 소금물에 반복적으로 담가 제거할 수 있다. 올리브의 과육을 으깨거나 쪼개면 그 과정이 더 쉬워진다. 더 빠르고 현대적인 해결책은 과일을 수산화나트륨의 알칼리성 용액인 양잿물에 담그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나무 재를 물에 넣어 같은 결과를 얻었는데,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 「03 지중해: 고대와 근현대」 중에서
피클의 역사에서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으며, 4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사우어크라우트의 두드러진 특징은 마른 소금에 절인 것이다. (…) 독일어 이름 사우어크라우트는 말 그대로 ‘신 양배추’로 초기 양배추 절임의 주된 맛을 나타내는데, 오랫동안 사용한 이 이름은 기술이 변경된 후에도 계속된다. 어느 시점에서 신맛 나는 액체는 버리고, 그 대신 소금물을 절임 통에 첨가했다. 이 개발은 절임의 신맛을 줄이고 락토 발효를 촉진시켜 양배추의 풍미를 더욱 향상시켰다.
--- 「05 발트해에서 미국: 생계와 풍미」 중에서
염분은 신체의 체액 조절, 혈액의 pH 조절, 신경 자극 및 근육 기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절임액은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의 천연 공급원이며, 체내 전해질과 체액 수준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그 자체로 숙취 해소제로 작용할 수 있다. 독일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숙취 해소를 위해 카터프뤼흐슈튁Katerfruhstuck의 일부로 절인 청어 요리인 롤몹스Rollmopse를 아침 식사로 먹는다. 오이 절임 주스는 숙취 해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동선수들의 근육 경련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 「07 오늘날의 절임 식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