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하는 마음에, 말라붙은 영혼의 입술에,
물방울이 옥구슬 만드는 빛나는 샘물의 은혜,
향긋한 구름이 부는 성스러운 땅 푸른 꽃을
동경하여 쫓는 아이에게 하늘의 음악을 전하는
구제하는 주인이여, 가라앉은 종소리여.
아아 너, 존귀한 ‘비밀’의 뜻 따라 울리는가.
--- 「가라앉은 종」 중에서
희미하게 한밤중 감도는 종소리
생명은 깊숙한 환상, ―‘나’였노라.
‘나’야말로 진정 닿아도 닿기 힘든
흘러가는 환상. 그러니 사람들아 말하라,
시간에서 시간으로 흔적 없는 물거품이라고.
아아 그래, 물거품 한 번 떠오르면
시간이 있고, 시작이 있고, 또한 끝이 있는 법.
순식간에 사라졌구나. ―어디로? 그건 모르지,
흔적 없는 흔적은 흘러서, 사람들은 모르지.
--- 「나였노라」 중에서
시름 있는 날이면, 무척 슬퍼서
고니가 우는 소리 참기 어려워,
물가에 있는 새장 문을 열어서
놓아주니, 서글퍼, 희고 어여쁜
연꽃 같은 배 가는 모습이라니,
날갯짓 조용하게, 가을 향기가
맑아져 구름 없는 푸른 하늘을,
보라, 빛이 뚜두둑 떨어지는 듯,
새하얀 그림자가 떠도는구나.
--- 「흰 고니」 중에서
푸른 바닷물 멀리 저기 남쪽의
바다에도 없었고, 백 년의 세월
오래된 꿈속에도 없었던 것을,
어찌하여, 드높은 저편 기슭의
들여다보기 힘든 동산과 같이,
소식도 전혀 없는 두 해 동안을
안개 핀 저편으로 숨겨두었나.
--- 「떨어진 빗」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