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끔찍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추상적이어서 나에게는 절대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인터넷 관련 사건들의 허구를 파헤칠 목적으로 저술했다. 인터넷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이면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가? 해킹, 바이러스 프로그램 확산,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 감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 당신은 그 배경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가? 모든 사이버 범죄자가 해커이거나(또는 그 반대이거나) 이들은 모두 ‘다크넷’이라는 깊숙한 곳에서 활동하는가? 이 질문의 답변을 함께 찾아볼 예정이다. (…) 독자에게 인터넷과 얽혀 있는 수많은 세력과 관련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비판적 도구와 지식을 제공해서, 여러 쟁점을 깊이 파악하고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내용을 다루었다.
---「서문. 신화와 진실」중에서
페이스북이나 게임을 안 하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프랑스 당국은 신분증 발급을 쉽게 하려고 모든 시민의 개인 신체 정보를 수집하길 원했다. 그러나 프랑스정보안보국 등 공공기관이 검토한 결과 개인 신체 정보를 저장할 시스템에 대한 보안을 보장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6천만 프랑스인은 자신이 제공한 개인 신체 정보가 너무나도 쉽게 유출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실행될 의료 진료 기록 공유도 마찬가지다. 진료 기록이라는 매우 민감한 개인 정보를 의료 기관에서 전산화하여 공유하자는 시스템인데, 외부에서 정보에 접근하거나 해킹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
우리가 미국 대선 중 일어난 특정 해킹 사례를 다루는 이유는 기술적인 공격과 함께 공격의 결과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빈치 그룹 사례에서는 정교하게 실행된 속임수(사기) 뒤에 인간적인 숨은 동기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았다(자신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없었다). 반면 인과관계 성립 주장이 더욱 복잡한 미국 대선 사례에서는, 인과관계를 지탱하거나 적어도 인과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여러 요소가 뚜렷이 드러난다. ‘큰물에서 놀려면’, 즉 혼란스러운 인터넷 보안 세계를 항해하려면 20세기 첩보 기술의 기본을 알아두어야 한다.
---「1장. 우리는 어떻게 해킹을 당하나」중에서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에는 정부에 문제가 되는 인물들의 명예를 실추시킬 목적으로 정보 수집을 계획한 메모가 포함되어 있었다. 정보 수집 계획을 요약한 문서는 공개적으로 유명 인사들의 명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웹브라우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음란 영화를 시청한 사실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명시했다. 이러한 정부의 소행은 권력자와 재력가를 협박할 목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이용해 그들을 매복 장소로 유인한 후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방식의, KGB가 사용한 러시아의 콤프로마트를 연상하게 한다.
---「2장. 믿었던 도끼, 발등을 찍다」중에서
기술 문제의 밑바탕에는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근본적인 질문이 숨어 있다. 전자 투표, 컴퓨터를 사용한 투표, 인터넷 투표를 둘러싼 중요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전자 투표가 “간단하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가 달에 착륙했고, 자동주행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 굴러가는 시대가 가까웠기 때문에, 전자 투표 정도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자 투표에는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둘러싸고 있다. 먼저 비밀 투표를 보장하고, 어떤 후보를 뽑았는지를 타인이 알아낼 가능성을 피해야 하며(따라서 선거인이 자신의 투표권을 타인에게 팔 가능성을 줄여야 하고), 무기명 투표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선거법을 지키고, 투표의 진정성을 보장하고, 유권자가 쉽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하는 등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3장. 디지털 시대에서의 신뢰 문제」중에서
톰 크루즈가 출연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후, 사이언톨로지교는 평소처럼 대응했다. 즉, 다수 웹 사이트에 동영상 삭제 독촉장을 보냈고, 대부분 사이트는 이 요청을 따랐다. 그러나 거커(Gawker)와 같은 일부 사이트는 동영상 접속을 그대로 유지했다. 포챈에게 사이언톨로지의 독촉장은, 가득 찬 물병에 떨어져 병을 넘치게 하는 물 한 방울과 같았다.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렸던 것이다. 포챈 이용자들은 사이언톨로지의 소행을 생각의 자유와 정보 유통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여겼다. 2008년 1월 15일부터 23일까지 한 주 동안 사이언톨로지교를 겨냥한 룰즈가 쏟아진다. 웹 사이트를 공격하고, 교단 소속 핫라인에는 수없이 장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교단의 팩스 기계는 지면이 온통 검은 팩스와 일부 어나니머스 회원의 엉덩이 이미지가 인쇄된 팩스 폭탄을 끊임없이 수신해서 다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또한 사이언톨로지 다수 교부에는 (당연히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엄청난 수의 피자가 배달되었다.
---「5장. 트롤에서 헥티비스트까지」중에서
불행한 일이지만, 실제 무기 판매상(중고 판매상)도 존재한다. 무기 판매 가격이 높다 보니 이 사업에 뛰어든 ‘경영인’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독일 판매상은 고장 나거나 더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를 수거한 후 수리해서 판매한다. 대부분 무기는 잘 작동한다. 한 리포트에 따르면 대다수는 1,000~1,500유로(약 130~200만 원)에 판매되는 작은 구경인데, 우체국 배송으로 구매자에게 배달된다. 그리고 무기를 판매하는 사람이 직접 마켓 플레이스를 운영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무기 시장도 엄연히 존재하는데, 2013~2015년에 이들 무기상의 40퍼센트가 살상 무기 판매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기 판매자를 거부하는 판매 시장도 당연히 존재하는데, 많은 경우 윤리적 이유 때문에 무기 판매를 거부한다.
---「8장. ‘양파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