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존재는 인생과 맞서 대적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나약하다. 성별이 어떠하건 구멍이 숭숭 뚫린 작은 보트에 불과하다. 그는 침몰해서 상어와 가오리들에게 뜯기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고는 보기 딱한 인생의 끝에 이르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부부는 장갑함이다. 부부가 번식을 하게 되면 항공모함이 된다. [...]
최고로 부유한 독신자는 자신의 임종 장소에 더 안락하게 이르기 위해 휴대용 잠수함을 바랄 텐데, 다미앙이 그런 식으로 죽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 애가 자기 배를 무장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우리 배가 극도의 노화라는 지평선에 이른 뒤 위풍당당함을 잃지 않고 침몰할 때도 우리는 그 애의 거대한 스크루를 바라볼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거기서 눈을 뗄 텐데, 그 순간 우리는 바다의 일부분을 공유하는 데 불만을 품은 어떤 왕자가 매설해놓은 지뢰로 인해 돌바닥에 부딪혀 폭발할 것이다.
--- pp.136~137
당신들은 틀림없이 이 가족을 이상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 이야기만큼 이상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가정은 정신병동이다. 다미앙은 태어나자마자 정신병동의 수동적 수감자였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그곳의 회원이 되었다. 나는 그를 그 시설에서 빼낼 수 있다고 믿었다. 비록 우리가 종종 일요일에 그곳을 방문했고, 그곳에 갈 때면 그가 기꺼이 머리부터 처박긴 했지만. 하지만 이제 그는 그곳에 다시 감금되려고 떠났다. 그는 너무나 오래전부터 그 집으로 복귀하려는 저항할 수 없는 욕구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다. 칸막이 쳐진 좁은 공간과 샤워기, 환자들이 모여서 재잘거리며 휴식을 취하고, 특히나 터무니없는 말들을 고래고래 외치며 나누고, 부어오른 고통스런 기억을 대면함으로써 자신들의 광기를 유지하는 커다란 거실을 갖춘 그 집으로 말이다. 그들은 긴장이 풀어진 정신질환자들의 엄청난 힘으로 서로 치고받으면서 자신들의 상처를 다시 개봉한다.
--- 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