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는 독자들에게
뱃노래에 맞춘 뱃사람들의 이야기,
모진 폭풍우과 모험, 무더위와 추위,
범선과 섬들, 그리고 버림받은 사내들,
해적들과 파묻힌 황금,
그 모든 오래된 모험담이
꼭 옛날식 그대로 다시 이야기된다면,
옛날의 내가 즐거웠듯이
오늘의 젊은이들이 즐거워지기를.
그렇게 되기를, 만약 그렇지 않고,
공부에 빠진 젊은이들이 더 이상 목말라하지 않고,
그 오래된 갈망을 잊어버렸다면,
킹스턴, 혹은 발렌타인 같은 용감한 사람들,
아니면 숲과 파도를 헤치는 쿠퍼를 잊어버렸다면,
역시 그럴 테지만!
그러면 나와 나의 해적들은 한 무덤 속에 들 수밖에,
그 작가들과 그들이 창조해 낸 인물들이 잠든 그곳에.
-R. L. 스티븐슨- (‘서문’ 중에서)
이제 나도 바다로 가려고 한다. 한 척의 범선을 타고 호각을 불어 선원을 불러 모으는 갑판장과 머리를 땋아 내린 채 뱃노래를 부르는 선원들과 함께 바다로 가려고 한다. 이름 모를 섬을 향해, 그리고 거기에 묻힌 보물들을 찾으러! (82~83쪽)
나는 이 마지막 조종에 흥분한 나머지 그때껏 지켜왔던 키잡이에 대한 날카로운 경계심을 늦추어버리고 말았다. 심지어는 배가 해변에 닿길 기다리면서도 여전히 너무나 흥분해 있었기 때문에 내 머리 위로 닥쳐오는 위험 따윈 까맣게 잊은 채, 오른쪽 뱃전 너머로 목을 쑥 빼고 서서 이물 앞으로 넓게 퍼져나가는 잔물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갑작스런 불안이 내 덜미를 붙잡지 않았고, 그리하여 내가 고개를 뒤로 돌리지 않았더라면, 나는 저항 한 번 못 해본 채 거꾸러졌을 것이다. 아마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거나, 아니면 움직이는 그의 그림자가 나의 곁눈에 스쳤거나 했던 것 같았다. 필시 그것은 고양이의 본능 같은 그런 것이었을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핸즈는 오른손에 칼을 들고 이미 내 쪽으로 반이나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은괴와 무기는 플린트가 묻어놓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줄로 안다. 그건 거의 내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우마차 끈에 달아매어 소가 끌고 간대도 나는 그 저주받은 섬에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도 악몽을 꾸며 그 해안에서 철썩대는 파도 소리를 듣는다. 때로는 아직도 귀에 쟁쟁한 ‘플린트 선장’의 그 날카로운 목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벌떡벌떡 일어나기도 한다. “여덟 냥! 여덟 냥! 여덟 냥!”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