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시는 미친년 널뛰듯이 쓰는 거야요
여자가 아닌 것은 아닌 여자가 쓰는
시가 아닌 것은
아닌 시
--- 「끝과 시작의 오중주」 중에서
진심을 다한 거짓말들을
거짓말을
할 때마다 길어 나오던 것들을
사랑했소, 달아오를 때마다 길어 나오던
송곳니들을, 난 사람도 아닐 때가
많았소, 동지, 짐승만도
못 할 때가, 그래도
난 그런 때가
좋았소
--- 「Happy Sad」 중에서
소금 구덩이 속의 염소 같던 고독, 말을 하면 할수록 말이 안 나오던 고독, 목구멍 깊숙이 허연 소금 산이 빛나던 고독, 문고리에 목을 걸고 수음을 하던 고독, 목을 졸라주지 않으면, 수음조차도 할 수 없었던 고독, 시 같은 건 개나 주라지, 머리와 따로 노는 가발을 쓰고, 이건 19禁이 아냐, 사람?禁이야. 읽는 데 십 팔년, 잊는 데도 십 팔년, 낄낄거리던 고독, 성령의 비둘기가 번번이 똥을 깔겨 축성해주던 고독, 시뻘건 대낮에 헛씹을 하고, 소문난 헛제사밥을 나눠 먹던 고독, 그것이 인생 마지막 섹스인 줄도 몰랐던 고독, 사내란 십중팔구가 지뢰 아닐까, 오밤중에 문자를 보내던 고독,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어, 걸쭉한 고깃
국물 같은 안개 속에서 등을 돌리던 고독, 윤곽도 형체도 없이 뿌우연 안개로 풀어지던 고독, 꿈에 본 고독, 자신의 두개골을 깨진 화분처럼 옆구리에 끼고 서 있던 고독, 죽기도 전에 GG, 두 음절로 본인의 부음 먼저 전한 고독,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고독, 입을 봉투처럼 벌리고 5만 원짜리 한 장을 받아먹는 고독, 이제 나와는 계산이 끝난 고독,
--- 「또 하나의 고; 독―before」 전문
여느 날, 여느 아침을 여느 날 여느 때의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죽은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섹스와 끼니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모욕과 배신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지저분한 농담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사랑하기 위하여 이를 갈아 부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칼을 삼키듯 말을 삼키지 않아도 된다는 거, (……)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
--- 「여느 날, 여느 아침을」 중에서
마침 그 여자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삼각 김밥 속에서
허연 어금니가 나올지도 모르는
하루를, 아는 사람
전부가
원수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이 세상이 사과처럼 두 쪽으로
빠개지는 걸
목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하루
(……)니가 사람인 줄 알지?
네까짓 건 밟아도
갯값도
안 돼! 갯값도 안 되는 하루를
혓바닥으로 걸레질을 하게 될 하루를
시작한다 사망 추정
여섯 시간 9분
전을
--- 「09:00」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