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과거에 우리가 가져왔던 집에 대한 느낌과 애정을 접목하여 주거 공간이 하나의 캐릭터처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급기야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놀라운 결말로 승화시킨다. 이는 마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2015년 작품인 『엑스 마키나』에서 인간보다 매혹적인 A.I. 에이바를 보는 것처럼, 『하우스』에 등장하는 집 자체가 매혹적인 등장인물이 되는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렇게 미래의 집에 대한 상상력과 잃어버린 인간관계의 상심을 통해, 그 이면의 고통과 허전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앞서 언급한 집에 관한 스토리텔링의 경이로운 진일보처럼 보인다.
- 김성호 (영화감독, 『거울 속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엄마의 공책』)
그의 두 번째 소설 『하우스』는 영화 장르로 얘기하면 미스터리 멜로와 판타지, 공포, 추리 등이 뒤엉키는 것이다. 처음에 비해 뒤는 놀랄 만큼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이야기가 치달아 가는데 장르 영화에 웬만큼 익숙한 사람들도, 그래서 눈썰미가 남다른 사람들마저도, 쉽게 점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때문에 읽어 가면 갈수록 이 소설은 매우 영화적이다. 처음에는 남편 캐릭터에 의심이 간다. 그는 왜 아이를 피하는 가. 그러나 중간쯤에는 불현듯 이 모든 것을 심신이 허약한 아내가 상상해 낸 것이 아닌 가 싶어진다. 게다가 그것을 혹시 누군가가 다 조종해 내고 있다면? 그러니까 아내의 오랜 연인도 가공된 인물이고 그래서 그녀가 비밀스런 삶을 유지하느라 전전긍긍하는 것 자체가 모두 인공적 착시(錯視)라면 이건 얘기가 완벽하게 다른 차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소설은 매우 재미있어진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타고난 이야기꾼을 넘어 장르의 마스터가 된 김희재 작가는 『하우스』라는 또 한 편의 대표작을 만들어 냈다. 무섭고, 짜릿하고, 오싹하며, 때로는 무릎을 치게 되는 이 이야기 앞에서 나는 감히 완벽한 장르소설이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가 창조한 완벽한 집, 그리고 완벽한 이야기 속으로 발을 들여놓는다면 또 한 번 장담하건대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전건우 (소설가,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기담』, 『살롱 드 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