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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우주선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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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우주선을 타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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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40g | 140*205*15mm
ISBN13 9791188974405
ISBN10 118897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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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할까’
이전에는 그런 생각이 든 적 없었다. 선동도 베스트 시티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지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최선을 다해서 일찍 일어났다. 세수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옷도 단정하고 깨끗하게 입었고, 맛이 없어도 합성 수프를 매번 다 먹었다. 등굣길에 인공지능 버스를 타서도 최선을 다해 수업 준비를 했다. 학교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선생님과 인공지능의 수업에 귀를 기울였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집에서 화상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최선을 다해서 놀았다.
--- p.10

“참, 내 이름은 정영만이야. 네 이름은 뭐야?”
그때 우주선은 이미 이륙 중이었다. 우주선이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엉망호 만큼 작은 창밖으로 드럼통에 불 피우던 사람들, 하늘을 날아다니는 우주선들, 타임 시티의 건물들이 점점 작게 보였다. 선동은 얼떨떨한 마음으로 대답했다.
“내 이름은 강선동이야.”
--- pp.36~37

“너는 왜 최선을 다하는 거야? 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몰라서 여행하는 거잖아. 그런데도 여전히 최선을 다해야 해”
영만의 말이 옳았다. 영만의 생활 방식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선동의 일상 역시 이상한 건 마찬가지였다. 말 그대로, 왜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떠난 여행인데, 여전히 최선을 다해서 여행 중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선동도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유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 p.91

“새 소리만 괴로운 게 아닙니다. 그린헬에서 방출되는 습기는 로봇 구석구석을 부식시키며 꽃향기는 로봇의 두통을 유발합니다. 이렇게 끔찍한 곳을 없애라는 시의회의 결정에 따라 곧 동물 생포 작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웃 도시 레시보에서 동물 생포용 레이저건을 주문했는데요, 레이저건으로 새를 모두 잡아 다른 도시의 숲으로 이주시킬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후 숲속의 나무들을 모두 베어낸 후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레시보에서 주문한 레이저건이라면 우리가 가져온 레이저건 말하는 거예요”
--- p.125

갑자기 하늘로부터 거센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선동이 간신히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커다란 우주선 한 대가 지상으로 착륙하고 있었다. 영만호와 부딪쳤던 캡틴 코모도의 박살호였다. 박살호가 착륙하는 동안 코모도가 영만을 그대로 들쳐 업었다. 이제 막 착륙한 박살호의 해치가 열렸다. 영만을 들쳐 업은 캡틴 코모도가 박살호 안으로 들어가다가 선동과 리나를 향해 말했다.
“친구를 되찾고 싶으면 날 찾아와서 결투를 신청해라.”
--- p.172

이제 캡틴 코모도와 결투하러 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대장이 선동의 어깨를 툭 치고 갔다.
“결투 준비는 잘하고 있지”
‘결투 준비…… 뭘 준비해야 할까’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다. 선동의 입에서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우선은 [서부 최후의 카우보이]를 하면서 사격 연습을 더 하기로 마음먹고 영만호로 돌아왔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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