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 케첩은 차갑거나 미지근한 소스 가운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 있다. 확실히 케첩은 미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아마도 유일한 토착 소스일 것이다. 나폴리에서 잉글랜드 대사로 부임한 마퀴스 도메니코 카라치올로는 잉글랜드 유일의 소스로 아마도 가장 훌륭한 디저트 소스인 크림 앙글레즈(Cr?me anglaise, 우유나 크림, 계란 노른자와 바닐라로 만든 가장 기본적인 디저트 소스─옮긴이)를 언급했던 것이겠지만, 어쩌면 사실 그건 케첩일 수도 있다. 97%의 미국 가정은 부엌에 케첩을 둔다. 또한 미국인들은 매년 세 병의 케첩을 먹어치운다. 케첩 1큰술은 맛으로 가득하지만 오직 16칼로리에 지방은 들어있지 않아서, 살을 빼려는 사람이나 마른 사람 모두에게 먹으라고 권할 수 있다. 햄버거와 큰 크기의 감자튀김에 곁들여 먹기 충분한 양인 4큰술의 케첩은 영양학적으로는 중간크기의 익은 토마토를 먹은 것과 같지만 진짜 토마토를 먹을 때처럼 즙을 흘리거나 옷에 묻히는 난장판의 위험을 줄여준다. --- p.55, 케첩의 모든 것 중에서
에록스 코퍼레이션의 그 모든 부인에도 불구하고, 나는 강렬한 성 유인제를 뿌렸다는 희망에 집착했다. 저녁을 먹은 뒤 에록스 코퍼레이션의 연구팀들과 함께했던 식당 옆의 주차장으로 걸어가며, 한 무리의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정복당해 유타에서 큰 인기가 있는 레크리에이션 차량에 끌려 들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짝짓기 했다는 사실을 뉴욕에 돌아가 어떻게 아내에게 설명할까를 고심했다. 우리의 결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사실 남성 유인제를 뿌린 오른손에 열 배는 더 신경이 쓰여서, 깨어 있는 동안에는 향이 마침내 사그라질 때까지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주차장으로 가는 동안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여러 군데의 전략적인 위치(커피숍)를 어슬렁거리며 누군가가 내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까 주의 깊게 살폈지만, 나는 남녀불문하고 아무도 유혹하지 못했다. --- p.103, 페로몬의 진실 중에서
백설탕이 심장질환과 당뇨병, 빈혈, 그밖에 다른 퇴행성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당시 알려진 영양과 질병에 관한 모든 것을 개론적으로 평가한 국가 연구위원회의 ??식생활과 건강(1989)?? 주제에 관련된 수백 가지의 연구를 요약해서, ??(적절한 식생활을 통한) 설탕의 섭취는 충치를 빼고는 어떤 만성질환의 위기 요인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푸에르토리코, 하와이, 그리고 매사추세츠 주 프레밍햄의 주민조사는, 건강한 남자가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남자보다 더 많은 탄수화물(어떤 유형의 탄수화물인지는 상관없다)을 섭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먹는 설탕이 전체 칼로리에 비해 10~11% 정도일 것을 추천하는데, 이 정도라면 일일 섭취량은 아주 약간 올라갈 뿐이다. 그러나 트리글리세리드 수치가 높은, 특히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과당을 단독으로 먹게 될 경우 문제를 악화시킬 있는데, 자당은 과당과 포도당 각각 한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 p.145, 설탕의 달콤한 복수 중에서
체자레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음식점을 한 동안 닫았다. 그는 음식점 비평가들에게 인내심이 없었다. 이탈리아의 미슐랭 가이드─회사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아닌─가 그에게 몇 년 전 첫 번째 별을 주었을 때, 체자레는 문 앞에 ??미슐랭이나 베로넬리에서 내 이름을 보고 여기에 왔다면 들어오지 마시오??라고 쓰인 푯말을 정문에 내걸었다. 체자레보다 현실적인 부인 실바나가 나섰고, 푯말은 곧 사라졌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체자레에게 친절했다. 1972년에 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20세기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사이자 움베르토 왕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던 니노 베르게스인데, 그는 이탈리아 식당에 대한 표준 안내서인 『베로넬리 음식점 안내』의 저자 루이지 베로넬리에게 체자레에 대해 말했고, 곧 그는 널리 알려졌다.??개인적이고 창의적이며 정제된… 훌륭한 요리사며, 전통적인 랑게 요리의 충실한 계승자이면서도 훌륭한 새 요리를 만들어낼 능력도 있다" --- p.169, 요리 명인 체자레 중에서
조금 더 자세히 묘사하자면, 쿠스쿠스는 작은 알갱이의 파스타이다. 손으로 쿠스쿠스를 빚으려면 장인은 거친 세몰리나 가루를 넓고 둥근 쟁반에 담고, 물 조금과 고운 세몰리나 가루를 거기에 더하고 계속해서 동그라미를 그리는 동작을 하며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섞는다. 곧 고운 세몰리나 가루와 물이 거친 세몰리나 알갱이에 붙으면서 작은 쿠스쿠스 공을 빚게 된다. 20분이 지나 빚는 과정을 마치고 알갱이 거의 모두가 쿠스쿠스가 되었을 때, 쿠스쿠스 공들이 같은 크기가 되도록 체로 거른다. 그리고는 쪄서 햇빛에 말린 다음 나중에 쓰기 위해 담아둔다.
쿠스쿠스를 먹으려면, 손으로 만들었든 기계로 만들었든 찜기의 바닥에 물이나 양념한 국물을 끓이고는 쿠스쿠스 알갱이를 물에 담궈 찜기의 맨 위에 넣는다(체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데 모로코 사람들은 언제나 뚜껑을 덮지만, 튀니지에서는 열어둔 채로 부엌에 놓아둔다). 김과 쿠스쿠스의 물기 때문에 쿠스쿠스는 찜기의 구멍을 통해 떨어지지 않고, 곧 알갱이들은 부풀어 올라 가벼워지고 소화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처음부터 찌지 않고 다른 전통적인 방법을 명시하는 귀한 조리법을 따르지 않는 한 쿠스쿠스를 끓는 물에 익히면 절대 안 된다. --- p.239, 북아프리카의 음식 세계 중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유혹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내 경험을 먼저 공개하고 그 다음에 톰슨의 상세한 조리법을 공개하겠다. 나의 경우, 1945년의 조리법을 골라 적어도 처음 시도에서는 노예처럼 따라서 해 보았다.
속을 채우는 재료가 스물한 가지이기 때문에 칠면조를 오븐에 넣기까지 세 시간이나 걸렸는데, 그건 향신료를 담은 통들이 알파벳순으로 하나씩 바닥에 떨어져서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향신료가 톰슨의 칠면조 속을 만드는 데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섞어 놓고 나면 어느 나라의 요리도 연상되지 않는데, 재료를 들여다보면 으깬 파인애플과 깡통에 든 물밤을 포함해서 50년 전의 가정주부가 쓰는 거의 모든 재료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조리법을 따르자면 마늘을 넣어야 하는데, 50년 전의 가정주부들은 영국-독일 풍미 공포증의 노예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대담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톰슨의 조리법에서 요구하는 말린 향신채를 싱싱한 것으로 대체하고 재료 목록에서 애매한 재료 몇 가지들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난 다음 그대로 조리했더니 여태껏 먹어보았던 것 가운데 가장 맛있는, 빵으로 만든 칠면조 속을 만들 수 있었다.
--- p.305, 정통 칠면조 조리 비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