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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히말라야 14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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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히말라야 14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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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72쪽 | 874g | 153*224*24mm
ISBN13 9788998120481
ISBN10 899812048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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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특이사항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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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일어나서 침낭 속에서 뭉개다가 남편이 설산이 보인다고 하여 나가보니, 와, 눈 쌓인 안나푸르나 설산! 정말 눈 쌓인 안나푸르나 하얀 설산의 꼭대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말로만 듣던 설산이다. 눈 덮인 산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만년설이 쌓인 히말라야와는 비교가 안 된다. 쌀쌀함도 잊은 채 넋을 잃고 바라본다. 도저히 설명이 곤란하다.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입만 열면 히말라야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 p.37

큐미에서 네팔 사람들과 지프 하나를 섭외해서 대여하기로 하고 포카라로 향했다. 지프차가 올라온 길을 내려가는데 비포장 도로의 덜컹거림에 속이 울렁거리는데 아내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강을 따라 오르던 그 길을 이제는 하루 만에 산 중턱에 오르고, 앞으로는 지프차가 더 올라갈 텐데 이게 좋은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프차로 내려가는 길에는 한때는 고수익을 올리던 부자 동네였던 마을들이 모두 퇴락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모두 이름만 남은 호텔들이 되었고, 방은 아무도 이곳에 숙박하지 않아 그냥 창고로나 쓰이는 곳들이 대강 보아도 100여곳이 넘는 것 같았다. 차가 잠시 정차하고 내려가는 길이라고 해서 태워준 다른 팀 포터 아저씨가 그 퇴락한 호텔 앞에서 포터 일에 쓰던 대나무 광주리와 노끈을 지프 위에서 내렸다. 아저씨가 내리는데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 십여명이 마중을 나와서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아저씨에게 수고했다고 하고, 아저씨는 가족들에게 돈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마음에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짐꾼 아저씨는 우리에게도 태워주어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족들과 같이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에게 “저 아저씨도 한때는 저 호텔의 주인으로 수입이 좋았을 텐데 도로의 발달로 사업을 잃은 집안의 가장이 되었네.” 라고 말했다. 풍경으로는 가장으로서 집에 먹을 것을 가지고 가는 모습과 가족들이 마중 나오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렇지만, 왜 현지인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은 길을 만드는 데 네팔 정부가 그토록 힘을 쓰는 것인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 p.61

우리도 앉아 있다가 일어나 보니 이미 다리가 얼어 있었다. 앉아 있는 것은 죽음 혹은 죽음보다 더한 부상을 부를 뿐이라서 같이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가며 길을 찾아 몇 번 더 왕복을 했다. 그러다가 그는 우리 랜턴을 들고 어디론가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누군가를 데리러 간 것도 아니었다.
배낭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꺼내 여기저기를 두르고 막아봐도 5,100미터의 고도에서 오는 추위와 기압, 굶주림과 피로와 공포 앞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뼈를 에는 듯한 추위와 고통이 시작되었고, 다시 한 번 위로 아래로 옆으로 가봐도 그냥 절벽과 뭘로 덮였는지 모르는 눈밭이어서 전진이 불가능했다. 여러 번 조금 안전한 곳으로 돌아왔다. 처음 잘못된 지점으로 돌아가 위치를 파악하려 했으나 이미 지치고 짙은 안개로 그곳을 찾아 오를 수가 없었고, 안전을 확신할 수 없었다.
--- p.153

틸리초가 어스름한 새벽빛을 빛내면서 구름 속에서 거대한 모습들을 드러냈고 멀리 안나푸르나와 닐기리의 연봉들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뒤쪽으로 다울라기리 산군들도 은빛으로 빛나는 환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밤새 몸을 움직여 피곤하고, 허기에 지치고 잠을 자지 못하고 공포에 질렸던 우리 얼굴도 서로 볼 수 있었다. 아내는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장엄한 산군들을 바라보았다. 밤이 그토록 길더니 내 생애에 다시 보기 어려울 이런 장엄한 모습을 보는 것으로 그 보상이 오는가 싶었다. 17년 전에는 혼자서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다가 동네에서 찾은 미숙한 가이드와 메소칸토 라를 넘다가 비박을 한 적이 있다. 밤새 폭풍우 맞으며 비박을 하다 다음 날 아침에 다울라기리 연봉을 맞으며 살았구나 했는데, 이번엔 다울라기리에서 아침에 틸리초와 안나푸르나 산군을 바라보면서 살았구나 하는구나 하면서 쓰게 웃었다. 살아서 보는 햇빛과 다울라기리는 장엄했다.
--- p.164

돌레에서 오르막을 잠시 오르고 그다음부터는 급격한 오르막은 없었다. 주위가 탁 트이고 길도 넓어져서 가기가 편했다. 저 멀리 초오유가 보이고 중간중간 들르는 마을은 그림같이 예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이곳이 정말 4,000m가 넘는 산속이란 말인가? 내 호흡이 힘든 거 보면 그런 것 같기는 한데, 계속 이어지는 그림 같은 풍경에 남편에게 이런 곳에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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