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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종교학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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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종교학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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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153*224*30mm
ISBN13 9788998742874
ISBN10 899874287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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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종석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독일 자르브뤼켄 대학(Universitat des Saarlandes) 종교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그곳에서 동양종교를 주제로 강의하고 연구하였다. 귀국 후에는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과 사회교육원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였다. BTN(불교TV)에서 [비교종교학]과 [한국종교문화의 이해]를 일 년간 강의하였다. 현재 논산에 있는 금강대학교 응용불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Qi, ein religioses Urwort in China』, 『불교의 이해』(공저), 『오늘 우리에게 구원과 해탈은 무엇인가?』(공저), 『불교경전은 어떻게 전해졌을까?』(공저), 『현대 예술 속의 불교』(공저), 「Zong-jiao als Aquivalent des Religionsbegriffes in chinesischen Kulturkreis」, 「Qi, Wolken und Wind. Zur Entwicklungsgeschichte des Begriffes Qi」, 「불교의 구원관」, 「Modernisierungsprozesse im koreanischen Buddhismu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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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유를 위한 궁극적인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 불교이다. 다시 말하면 깨달은 자의 가르침을 따라 깨닫겠다는 사람들이 가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한다. 그 수행의 방법은 시대에 따라 아니면 수행자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여기에서 깨달은 자의 깨달음을 깨닫는다는 것은 깨달음이 아니고 ‘깨우침’이라 해야 한다. 불교의 가르침 안에서 무엇을 깨닫는다고 해도 그것은 붓다가 이미 깨달아 놓은 것을 깨우치는 것일 뿐이다. 단식을 하고 밤낮으로 수행기도를 하니까 일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신비롭고 신묘한 것을 느끼고 초능력을 얻게 되었다고 이것을 깨달음으로 안다면 아마도 착각일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종교적 신비체험과 혼동하는 것이다. 만약에 깨달음을 타심통이나 천안통과 같은 초능력을 얻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아니다. 신비적 체험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종교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연기의 이치를 모르는 어리석음[無明, 癡]을 지닌 우리 중생들은 탐욕심을 가지고 맹목적인 의지작용[行]으로 활동[業]을 한다. 그러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우리의 인식작용[識]은 발생하게 된다. 이때의 인식작용은 무명에 근거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어 그 수준에 맞는 정신과 육체[名色] 그리고 감각기관[六入]을 형성하게 된다. 감각기관은 각각의 대상을 접촉[觸]을 하게된다. 그럴 때마다 그것에 대해 느낌[受]을 받아들이면서 싫고 좋음[渴愛]을 결정한다. 마음에 드는 것은 차지하고 싶어 하고[取] 싫은 것은 멀리하려 한다. 그러면서 내세에 태어날 재료[有]를 만들어 생로병사가 있는 고통의 세계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사이다.
--- p.32

열반을 이룬 자는 존재가 갖는 세 가지 특성인 무상과 고와 무아를 극복한 자이다. 붓다는 이 삼법인을 극복한 덕을 자신에게만 머물게 하지 않고 중생과 나누려고 한다. 물(物)·심(心)의 현상은 모두 생멸 변화하여 항상(恒常)하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항상한 것처럼 생각하므로, 붓다는 그의 지혜로 일체 만법이 무상하다는 것을 비추는 지덕(智德)의 웃음을 보인다. 존재의 불완전성에서 오는 고(苦)를 극복하고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린 붓다는 단덕(斷德)의 웃음을 보이고, 모든 존재는 변하지 않는 어떤 실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무아(無我)의 깨달음은 모든 존재와의 경계를 허물고 사랑하게 하는 은덕(恩德)의 웃음을 보인다. 이로써 붓다는 중생을 구제하고 해탈케 하는 서원을 세운다.
--- p.46

인간의 영혼이나 내세에 대한 입장이 오로지 종교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에는 자연과학적인 해석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과학에서는 영혼을 두뇌활동의 산물로 보고 신체활동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는 입장이다. 현대사회의 종교문화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뇌과학의 발달과 유전자공학의 발달은 인간 영혼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종교 교리 전반에 걸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대과학의 성과에 종교는 맞서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성과를 포괄하는 은유와 상징의 지평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 p.54

불교의 무명(無明)과 그리스도교의 원죄(原罪)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여기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는 불교의 깨달음이나 그리스도교의 구원을 위해서는 무명이나 원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무명이 있어야 깨달음·해탈이 가능하며, 원죄가 있어야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명과 원죄는 바로 두 종교의 궁극적 목적인 구원이나 깨달음을 향한 출발점이 된다.
둘째는 무명이나 원죄가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이나 죽음, 악의 기원의 문제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불교에서의 깨달음의 경지나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구원은 고통이나 악이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엄연히 악이 존재하며, 고통이나 죽음이 존재하는 현실이다. 그런 문제들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그 근원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물음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셋째는 그런 고통이나 죽음, 악의 기원으로서의 무명이나 원죄에 대한 이론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불교에서는 인간에게 무명이 있음을 바르게 인식하고 그 인식에서 출발하여 끊임없이 정진하면 깨달음〔열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교의 원죄 이론도 원죄로 인한 은총의 상실이 인간을 죽음과 고통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만 강조하기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베푸는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구원의 길이 인간에게 열려져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무명과 원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깨달음과 구원의 희망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분명히 서로 다른 종교이다. 위에서 무명과 원죄의 유사성을 찾아보았으나, 각각 다른 점도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그리스도교의 원죄는 선악의 문제에 있어서 나쁜 것이지만, 불교의 무명은 좋거나 나쁨의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교에서는 악(惡)인 죄에서의 벗어남을 추구하는 것이 구원이지만, 불교에서는 우선 무명의 인식에서부터 깨달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둘째는 악이나 죄의 기원으로서 무명이나 원죄가 모든 인간에게 있는 것이지만, 불교에서 무명은 개인의 문제로 제시되는 반면에 그리스도교에서는 원죄의 ‘연대성’에 대해 언급한다.
셋째는 고통이나 죽음의 기원으로서의 무명과 원죄의 극복방법이 다르다. 우선 불교에서는 무명에서 벗어나 지혜를 얻어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그 깨달음의 주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철저히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의 노력과 정진이 결국 깨달음의 경지, 즉 열반(涅槃)·해탈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서의 원죄에 대한 인식은 결국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은총으로 향하게 된다. 물론, 그리스도교에서도 개인의 노력이 간과되는 것은 아니다. 그 구원 은총이란 하느님의 계명〔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실천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노력 또한 중요한 몫을 차지하겠으나 구원의 중심에는 나 자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그리스도교에서의 은총은 인간 노력의 대가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선물인 것이다.
--- p.62~63

불교적 구원인 해탈은 인간 개인에 국한된 구원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존재는 서로 유기체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대에 있어서 더욱 요구되는 불교적 해탈의 의미는 세계의 모든 현상이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음을 깨달음에 있다. 모든 사물이 자신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웃, 즉 생물과 무생물에까지 사랑을 보내는 인간이 이 시대의 사회적 해탈을 이루는 자이다. 이런 해탈의 모델이 보살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보살을 모델로 하여 살 때, 모든 중생〔존재〕과 함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자비(compassion)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인격의 우주적 확산으로의 길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시대의 불자들의 모델은 생태보살이다. 얽히고 또 얽힌 중중무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모든 생명·무생명들이 이와 같은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중중무진의 이웃을 끊임없이 사랑하는 일이 바로 깨달음의 길이다. 이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이 생태보살의 실천이고 수행이다.
자연환경문제나 인간환경의 문제는 인간 욕망의 극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근원적으로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 환경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이다. 때문에 21세기의 환경문화에 대한 접근은 종교적으로 이루어져, 결국 종교문화로 바뀔 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생태보살은 자연환경 회복에만 원(願)을 세운 보살이 아니라, 인간 환경의 회복에도 원을 세운 보살이다. 생태보살의 수행, 즉 생태보살도가 각 개인의 일상에서 이루질 때 청정불국토가 완성되는 것이다. 불교의 해탈의 생태적 해석을 통하여 이 시대의 해탈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생태의식의 종교문화화가 이 시대의 구원이요, 해탈이라는 것이다.
--- p.86-87

도교는 한반도의 민간신앙들과 습합을 하면서 한국종교 지층 속으로 스며들어 다양하게 변용되었고, 이렇게 습합된 이들 도교와 민간신앙은 불교와의 만남을 통하여 다시 새롭게 이해되고 대중적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도교와 습합된 이들 신앙이 불교와 습합되면서 불교가 이 땅의 전통적 종교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토양의 역할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p.245

지금까지 살펴본 첨성대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를 종합해 볼 때, 첨성대는 당시 신라의 관측기술로 보아 순수 과학적 목적에 의해서만 축조된 것이 아니라, 종교적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마도 이러한 첨성대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당시 종교와 과학이 그만큼 분리되어 있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즉 당시 신라인들은 하늘의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자신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언하고 대처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당시는 농경사회였다. 농경에 있어서 물과 기후가 중요한 요소였으며, 더구나 천후(天候)는 인간이 마음대로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농경사회 속에서 천문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었을 것이다. 하늘을 관측하고 하늘을 우러러 신앙하는 당시 농경을 생업으로 삼던 백성들의 염원을 담은 신앙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것이 첨성대의 축조 의미와 기능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것이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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