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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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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

: 서양이 바라본 동양 여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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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52*224*20mm
ISBN13 9788965702245
ISBN10 896570224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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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우미성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공연예술학과Dept. of Theatre & Drama에서 페미니즘 공연예술 이론계의 대표학자인 질 돌란Jill Dolan의 지도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현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에게 영미 문화권의 현대 희곡, 다수의 아시아계 미국 희곡, 특히 한국계 미국 극작가들의 작품을 가르치고 있다. 우수강의 교수상을 5회 수상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대학 비교문학과 문화 프로그램 교수로 참여하고 있고, 미국학 프로그램 책임교수를 맡기도 했다. 2011년 풀브라이트 방문교수로 보스턴에서 1년간 연구를 수행했으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공연예술분야 자문위원,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유학 시절 페미니즘과 탈식민주의 이론의 영향을 받아 동양과 서양문화의 만남, 문학과 문화 속의 인종이나 성 관계, 미래를 상상한 문학과 영화 또는 공포영화 속의 남성성과 여성성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서구사회의 오리엔탈리즘과 서구인들에게 비친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를 훑는 한권의 문화사다. 15세기부터 출발해 21세기 현재까지, 기행문, 소설, 전시, 오페라, 뮤지컬, 영화, 광고에서 최초였거나 전환점을 만든 대표적 이미지를 소개한다. 역사마저도 대중문화에서는 유희와 패러디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자못 진지하게 인문학적 관점에서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가 서양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성, 소비되었는지 그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문화사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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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에 재현된 아시아 여성 이미지 가운데 첫 번째로 눈에 띄는 특징이 바로 지나친 가부장제, 유교문화전통의 억압을 받는 ‘희생양’의 이미지다. 동양의 기이하고 억압적인 전통 속에서 서양의 남성들이 구제해줘야 할 것만 같은 가여운 아시아 여성들. 그렇다면 서양문화에서 아시아는 왜 항상 가부장적인 문화권으로 조명되는가. 아시아의 모든 여성은 진정 유교적 관념의 희생자였는가. 언제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남녀관계 이데올로기로 유교적 전통이 부상하게 되었는가. --- p.17

그의 아시아 여성에 대한 과장과 왜곡의 묘사도 한몫했다. 폴로는 자신 이 다녀온 동양이 끝내주는 곳이어서 많은 유럽 남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부러워하게 만들고픈 심산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 여성은 궁극적으로 남성들에게 성적인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결과를 낳는다. 폴로의 기행문이 묘사하는 동양 남성들은 주로 몽골 제국의 군인들이었다. 그들은 과도한 남성성의 소유자들인 데 반해 동양 여성들 은 과도한 여성성을 지닌 성적 대상으로 묘사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 타난다. 인종적 정체성에 젠더와 같은 성적 정체성이 결부될 경우 서양 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는 늘 자신들과 ‘다른’ 인종의 이국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도한 남성성이나 과도한 여성성에 대한 신화를 차용하는 경향이 있다. 폴로가 정립한 이분법―무술을 앞세운 위협적인 존재인 동양 남 성, 지극히 순종적이고 성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양 여성―의 신화는 이후 서양 세계가 동양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즐겨 차용하는 이미지가 된다. 지금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런 특징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 p.35

스쿨 걸 신드롬은 금기시된 서양의 문화적 분위기를 피해 동양 여성에 대한 위험한 판타지로 옮겨간다. 종교가 지배하는 중세의 금욕적 분위기의 결과가 《동방견문록》에 감춰진 이교도(타문화)에 대한 성적 판타지로 엿보인다면, 근대 이후의 억압된 구조 아래 상대적으로 느슨한 외부 문화에 대한 성적 판타지가 드러나는 것은 단연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이다. 물론 금기된 욕망의 말로는 대부분 비극적이다. 언어로 교감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 같은 동양 여성과의 관계는 완전한 이해에 바탕을 두지 않았기에 비극적인 결말은 필연적이다. 19세기 유럽의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서양 남성과 동양 여성의 로맨스는 늘 이별과 죽음으로 끝났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나비부인〉식 내러티브가 동양 여성이 등장하는 극의 전형적인 공식이라는 점이다. 그들 작품에 등장하는 동양 여성은 대부분 십대 후반의 소녀들이다. ---p.51

서양의 동양 재현의 역사에서 실제 동양인이 서양 무대에 부재했다는 점이다. 마치 서양 연극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르네상스까지 여성의 몸을 완전히 배제한 채 남자 배우들이 여성 역할을 대신한 것과 유사하다. 현실 속의 여성과는 거리가 먼, 과장된 악, 분노, 열정의 화신들로서의 여성 이미지를 생산해낸 것처럼, 무대에 존재하지 않는 동양인의 자리는 서양인의 인식 속에 투영된 동양인의 이미지, 곧 현실이 아닌 관념의 그림자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동양인을 연기하는 유럽계 백인 배우들은 관객들이 읽어낼 수 있는 ‘표식’을 통해 ‘동양인’의 이미지를 전달하려 애썼을 뿐이다. 또한 배우나 관객들 모두의 동양에 대한 인식도 몇몇 작가들의 기행문이나 동양에서 왔다는 도자기, 판화 속 인물들이 전부였다. ---p.70

“저렇게 작은 머리로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알 수가 있나…… 하지만 저 애가 뭔가 생각할 수 있는 확률은 천분의 일이야…… 비록 생각을 한다 한들, 내가 신경 쓸 이유가 없지…… 나 자신을 즐기기 위해 저 애를 골랐으니 다른 일본 애들처럼 아무 생각도 없으면 좋겠군.” ---p.115

아시아는 서양인들의 성性적 욕망과 몽환적인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무법천지의 파라다이스, 모더니티가 휩쓸고 지나가지 않은 원시의 땅이다. 아시아 여성의 몸은 아시아 문화권 전체를 상징하는 하나의 상징물로, 남성적인 서양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차지할 수 있는 영토와도 같다. 서양 남성에 의해 뚫리고 밟히지만 그녀는 그 사랑에 모든 것을 건다. 이 정도면 사랑 정도가 아니라 백인 남성을 신으로 모시는 사랑교의 순교자가 되는 셈이다.
1915년 무성영화 〈나비부인〉은 시드니 올콧이 감독을 맡아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였던 메리 픽포드를 초초산 역에 캐스팅했다. 채플린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던 메리 픽포드는 지나치게 “오리엔탈”의 이미지를 강요하는 감독의 요구를 거절하고 자신이 유지해온 귀엽고 청순한 “미국 연인”의 이미지를 고수하고 싶어 했다.---p.134

1834년 10월 17일, 칸 형제는 화물선 워싱턴 호를 통해 드디어 중국 여성 한 명을 뉴욕에 데려온다. 그녀가 바로 19세의 아퐁 모이였다. 그들은 전시실을 빌려 관객들로부터 일인당 50센트의 입장료를 받고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전시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아퐁 모이는 뉴욕 사람들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끄는 ‘전시물’이었다. 칸 형제는 그녀에게 중국 전통의상을 입혀 앉혀두었는데 무엇보다도 그녀의 작은 전족이 사람들의 관심 을 끌었다. 홍보책자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중국 여성”이라고 적었고, 뉴욕의 신문들은 “뉴욕의 미인들에게 다른 지역의 여성들은 어떻게 다른지 를 보여주는 전시”라고 광고하였다.
---p.15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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