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 능력은 넓고 깊어요. 고통을 의식하는 능력, 새 문장을 창조하는 언어 능력, 남의 생각과 내 생각을 아는 능력 등 인간의 의식, 언어, 마음 읽기 가운데 인공지능이 어느 한 능력의 일부만이라도 구현할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그리고 인간의 넓고 깊은 마음 능력을 정확히 알려면 기계, 인공지능 이전에 인간과 동물의 경계 찾기를 해야 해요. 아리스토텔레스와 데카르트와 다윈이 간 길이죠.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 인공지능의 열쇠가 있어요.”
--- p.8, ‘들어가며 : 인간과 동물과 인공지능은 어떻게 다를까?’ 중에서
“침팬지는 꼼짝 않고 앉아 있어요.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흐르다가 돌발 사건이 일어나요. 어느 관람객이 침팬지 우리의 천장 위로 바나나를 던진 거예요. 동물에게는 자판기에서 파는 먹이만 줄 수 있는데 관람객이 규정을 어긴 거죠. 침팬지는 팔을 길게 뻗어 창살을 잡고 천장으로 올라가요. 철장 사이로 바나나를 빼서 꼭지만 남기고 껍질까지 통째로 먹어요. 구석진 곳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던 침팬지는 먹이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요.
침팬지는 음식이나 배설처럼 생존에 관련된 것 말고 다른 데는 관심이 없을까요? 침팬지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 pp.29~30, ‘2. 동물원으로 출발!’ 중에서
“데카르트의 눈으로 보면 기계와 동물은 모두 이성이 없는 자동 기계예요. 데카르트는 심지어 사람의 몸도 기계, 동물과 똑같은 자동 기계라고 해요. 사람의 마음만이 이성을 가지고 있어서 기계, 동물, 몸과 다른 거라고 봐요. (중략)
그러나 데카르트의 동물 기계론에 대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이 도전을 다양하게 살펴봤어요. 돌고래, 고릴라, 침팬지가 마음 이론을 가진다는 견해, 앵무새, 침팬지, 보노보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견해, 송어, 이구아나가 감정을 가진다는 견해, 꿀벌과 같은 무척추동물도 감각을 의식할 수 있다는 견해 등이 데카르트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세워 놓은 경계를 허물기 위한 도전이죠.
그러나 데카르트를 지지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아요.”
--- pp.224~225, ‘8. 동물과 사람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