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은 그녀의 옷을 벗기고 찬물에 목욕을 시켰으며 아스피린도 먹였다. 사라는 몸이 조금 나은듯한 느낌이 들었으므로, 그가 침대의 시트를 새로가는동안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크래커와 박하차를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는 잠이 쏟아져 더이상 눈을 뜰수 없을때까지 사라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를 놔두고 자신의 방으로 갈 생각도 없었거니와, 바닥에서 자게되면 너무 깊이 잠들어 열때문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제대로 돌볼수 없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주저없이 옷을 벗고 그녀가 몸을 뒤척이면 알수있게 한손을 그녀몸에 올려놓은채 그녀옆에서 잠을 청했다.- 중략 -
'좋아요. 당신이 만져주면 기분이 좋아요. 아픈게 나으면 사랑해 줄거에요?'
'전재산을 걸고 내기를 해도 좋소.'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녀의 등을 마사지하는 동안 손에 느껴지는 갈비뼈가 너무나 여리게만 느껴졌다.
'당신을 오랫동안 원해 왔어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어서 그녀의 목소리는 웅얼거리는 것 같았으나 그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의 손이 잠깐 멈추었다.
'다이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일부러 당신에게 냉정하게 거리를 두어야 했어요.'
'당신은 냉정한 정도가 아니었소.'
그는 아쉬운듯 말했다.
'나조차도 짐작할 수 없었는걸. 도데체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원했던거요?'
'당신을 알고 나서부터요.'
사라는 하품을 하며 눈을 감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비긴거요.'
사라는 미소를 지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궂이 나이트가운을 입히느라 잠을 깨우느니 그는 그냥 이불을 덮어준 다음, 침대옆 스탠드를 끄고 그녀옆에 누웠다. 그는 어둠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렇게 아픈것이 너무 안쓰럽고 싫었지만, 그녀로부터 너무나 중요한 말을 들은 것이다.
--- p.223-225
'당신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는거요? 충분히 생각해보고 결정한 거요?' 그는 진심으로 사라를 걱정해 주었다. '네, 물론 알고 있어요. 난 그를 정말로 오래 전부터 사랑해왔어요' '롬도 알고 있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말하지 말아요. 롬이 당신의 사랑을 쟁취하게 만드는 거요. 롬은 그 편을 더 좋아할 테니까' 그는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순진한 양이 늑대를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 p. 106
그녀를 여자로 봐서 안 될 이유는 없었다.
"괜찮아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우리는 이미 성인이고, 당신이 나에 대해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알고 있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은. 그렇지만 책임이 느껴지는군. 다이앤은 당신을 사랑했소."
그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을 상처 입히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았을 거요. 그런데 내가 그런 행동을 하다니. 아마도 다이앤은... 내가 당신을 돌보기를 바랄거라 생각하오."
그는 떨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의 눈은 강렬하게 빛이 났고, 온몸에서 긴장감이 넘쳐났다.
"사라, 나와 결혼해 주겠소?"
본문 중 발췌
공평하지 않았다. 신 앞에 맹세컨대 이건 절대로 공평하지 않았다. 그는 아기를 피했었다. 한 번도 안아 주지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거부했지만, 그런 것은 아기에게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 안아 주는 낯선 손에서도 아기는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단지 자기 아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떨리는 손을 입으로 가져가 빨려 하고 있었다.
그 애를 쳐다보는 것은 곧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아, 그는 삶의 영속성을 느꼈다. 그는 그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홀린 듯이 쳐다보았다. 부드럽고 조그만 입술이 사라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그 나머지 부분은 그를 꼭 닮았다. 아기는 그와 사라가 함께 보낸 사랑의 순간 잉태되었고, 사라와 자신의 분신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아이가 생명을 얻기도 전에 파괴하기를 원했었다.
그의 입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는 아기를 다시 요람에서 들어올려 자신의 품에 안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신의 아기에게 몸을 굽히고 울었다.
--- p.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