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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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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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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94g | 128*188*14mm
ISBN13 9791161110479
ISBN10 116111047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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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흔적을 좇아 떠나는 일은 내가 얼굴을 볼 수 없는 이 대가大家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프리울리부터 로마까지, 이 얼굴을 만든 장소들을 만나고 싶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 장소들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나는 대개 영혼은 변함없이 남는다고 대답한다. --- p.20

1950년대에 학교 교사였던 그는 21세기의 청년들에게도 여전히 가르침을 준다. 그는 이런 저런 사건들에 휘둘리는 요즘 아이에게,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유사하기를 바라는 사회 속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비슷한 요즘 아이에게 말을 건다. 파졸리니는 여전히 교사이고, 나는 그의 학생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 p.19

파졸리니는 끊임없이 오염되는 세상에 대해 지나치게 절망적인 비전에 사로잡혀 어쩌면 더는 아무것도 마실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바로 그 세상에서 그는 놀랍게도… 불안한 마음으로 언제나 다시 일어섰다.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생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 p.53

“제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작가가 거의 없어요. 생각의 이기주의가 팽배해요. 마치 여러 세대를 이어주는 끈이 잘린 것 같아요.” --- p.57

운동경기장의 삶이 난폭한 것은 삶이 곧 폭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축구장의 관람석을 한 바퀴 돌아봐야 할 것이다. 패션 위크에서 하듯이 대통령 관저 내실을 돌아보며 자기 모습을 비춰볼 것이 아니라, 대중이 이용하는 커브길,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외침과 고함, 호루라기 소리가 난무하는 커브길 들을 돌아봐야 한다. --- p.74

파졸리니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향수를 통해 경찰이 곧 민중임을, 학생들은 궁궐을 꿈꿀 뿐임을 잘 이해했다. 집안 좋은 학생들이 고용주에게 착취당하는 피아트나 지멘스 노동자들과 함께 시위를 해봤자 소용없다. 그들은 결국 자기 처지에 만족하는 유력인사들이 될 것이다. --- p.120

파졸리니의 고뇌를 하나하나 좇으면서 그람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파졸리니가 언급한 어떤 인물도, 어떤 세부사실도 내가 몰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러려고 애썼다. 파졸리니가 편지에서 베토벤의 어떤 교향곡이 자신의 내면에 불러일으킨 고통과 감동을 언급하면 나는 즉각 독서를 미루고 그 교향곡을 들었다. 귀를 통해 그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누군가의 자취를 좇는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감각을 여는 일이다. 모든 기관을 긴장시키는 일이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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